"'세월호 참사' 핵심증거 CCTV 조작 정황"
"'세월호 참사' 핵심증거 CCTV 조작 정황"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3.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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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참사특조위, 긴급 중간발표…"증거인멸 우려"
"데이터 조작 조사 중…의혹 확인되면 대단히 위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를 규명할 핵심증거로 꼽히는 폐쇄회로(CC)TV 자료가 조작된 정황이 포착됐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8일 '세월호 CCTV DVR(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 관련 조사 내용 중간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특조위는 VR 수거 경위에서 해군과 해경 관계자들의 진술과 수거 직후 해경 및 해군 관계자들이 보인 태도 등에 의혹이 있어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특조위는 해군과 해경이 CCTV 증거자료를 사전에 미리 확보한 뒤 허위로 해당 자료를 수거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특조위는 해군이 2014년 6월22일 세월호 선내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한 DVR과 검찰이 확보한 DVR이 서로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해경 관계자 등이 진술한 DVR 수거 경위는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DVR 수거를 담당했던 A중사는 2014년 6월22일 오후 11시40분께 안내데스크에서 DVR 본체를 발견해 케이블 커넥터의 나사를 푸는 방법으로 분리해 수거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특조위가 조사한 결과 세월호 DVR은 5개의 커넥터가 70여개의 케이블 선과 DVR을 연결하고 있는 구조로 케이블은 분리되지 않았다.

만약 A중사 설명대로 케이블을 손으로 다 풀었다면 이 케이블선과 커넥터가 모두 발견돼야 하지만 인양된 세월호 선체에서 커넥터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DVR 수거 작업이 담긴 수중 영상에서 해군이 6월22일 당시 '가짜 DVR'을 동원한 것 같은 정황들도 발견됐다.

수중 영상 속에는 분리·수거작업 과정이나 DVR을 들고 나오는 과정에서 DVR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단서다.

DVR 수거 작업이 담긴 수중 영상에는 A중사가 DVR을 들고 나오는 등의 장면도 확인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해군이 수거했다는 DVR과 해경이 마대자루에 보관하다가 추후 검찰이 확보한 DVR의 모양도 다른 것이 확인됐다.

해군이 수거했다고 주장하는 DVR은 오른쪽 손잡이 안쪽 부분의 고무 패킹이 떨어져 있으나, 검찰이 확보한 DVR은 고무패킹이 그대로 붙어있었다.

아울러 해군이 수거한 DVR은 전면부 열쇠구멍이 수직 방향으로 잠금 상태였지만, 검찰 확보 DVR은 수평으로 잠금 해제 상태였다.

이 같은 점으로 미뤄 특조위는 증거인멸의 증거가 상당하고 판단했다. 이에 관련 증거에 관한 제보가 절실한 점과 사안의 중대성, 긴급성 등을 고려해 조사 내용을 중간 발표했다.

현재 특조위는 CCTV 화면 조작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특조위는 "데이터에도 손을 댔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며 "증거가 확보되면 복잡하고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