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용 급증 탓…"결혼 출산 가로막는 장애로 작용"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절반 이상의 청년세대 신혼부부가 신혼집을 마련하려고 많게는 억대의 빚까지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24일 발표한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2018년 결혼한 청년세대 부부의 50.2%가 결혼 당시 신혼집을 마련하고자 대출을 받았다.
보사연은 2014∼2018년 기혼여성 1357명, 2009∼2013년 기혼여성 2106명, 2004∼2008년 기혼여성 1866명, 1999∼2003년 기혼여성 1716명, 1998년 이전 기혼여성 2083명 등 총 9128명의 기혼여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부모세대(1998년 이전 결혼)보다는 청년세대(2014년 이후 결혼)로 올수록 신혼집을 마련하려고 본인이나 남편 명의로 대출받는 비율이 높았다.
대출받은 경우를 살펴보면, 1998년 이전 기혼여성은 16.0%에 불과했지만 1999∼2003년 기혼 여성 22.9%, 2004∼2008년 기혼여성 28.6%, 2009∼2013년 기혼여성 36.2% 등으로 오르다가 청년세대(2014∼2018년)로 와서는 50.2%로 뛰었다.
대출액수도 청년세대로 갈수록 커졌다. 특히 1억 원 이상의 고액대출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세대는 1억원 이상 대출받은 경우가 1%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청년세대는 37.7%까지 높아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1억∼2억원 미만 대출의 경우 1998년 이전 기혼여성은 0.7%, 1999∼2003년 기혼여성은 2.1%, 2004∼2008년 기혼여성은 7.2%에 그쳤다.
하지만 2009∼2013년 기혼 여성은 15.8%로 두 자리수를 기록하더니 청년세대로 와서는 34.7%로 치솟았다. 특히 청년세대의 경우 2억원 이상 대출받는 비율도 3%에 달했다.
주거비용을 포함한 혼인비용에 얼마나 많은 부담을 느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청년세대로 올수록 응답 비율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결혼비용이 부담됐다는 응답 비율은 1998년 이전 기혼여성 38.8%, 1999∼2003년 기혼여성 41.6%, 2004∼2008년 기혼여성 44.2% 등에 그쳤다.
그러나 주택비용과 전세보증금이 폭등했던 2009∼2013년 기혼 여성 51.3% 등으로 오르더니 청년세대로 와서는 절반이 넘는 54.4%에 달했다.
보사연 관계자는 "주거 부담은 청년세대가 결혼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이자 납부와 대출상환 등으로 결혼하고서도 계속해서 부부의 삶을 짓누르면서 출산을 가로막는 지속적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