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주총서 주주설득 힘 얻어…글래스 루이스 지지
현대車, 주총서 주주설득 힘 얻어…글래스 루이스 지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3.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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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루이스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 지급 제안 불가능” 엘리엇에 ‘반대’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세계 2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히는 글래스 루이스가 현대자동차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은 코너로 몰리게 됐다. 엘리엇은 지난달 28일 현대차 주주들에게 자신들의 주주제안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한 바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래스 루이스는 최근 의결권 자문 보고서를 내고 배당, 사외이사 선임 등 현대차와 엘리엇 간 의견이 엇갈린 주총 의안들에 대해 모두 현대차의의 손을 들어줬다.

또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현대차 제안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더불어 2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다.

주요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안은 주총 표 대결 전망을 예측하는 주요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오는 22일 열리는 주총에서 엘리엇과 표 대결을 앞둔 현대차는 글래스 루이스의 이번 권고 주주 설득에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글래스 루이스는 배당 의안에 대해 사측이 제시한 보통주 기준 1주당 3000원 지급에 찬성하고 엘리엇이 제안한 1주당 2만1967원에는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엘리엇은 서신에서 현대차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 총 4조5000억원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 당기순이익 1조6450억원의 353%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글래스 루이스는 보고서에서 “이번처럼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빠르게 진화하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위해 상당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잠재적 인수합병(M&A) 활동이 요구될 것이라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를 감사위원에 선임해 달라는 요구에도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또 글래스 루이스는 사외이사 선임 의안에 대해서도 현대차가 제시한 윤치원, 유진 오, 이상승 등 3명의 후보에 대해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하지만 엘리엇이 제안했던 존 리우, 로버트 랜달 맥긴, 마거릿 빌슨 후보에는 모두 반대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사측이 제시한 사외이사들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며 “최근 회사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투자 분석, 자본 관리, 기업 거버넌스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을 보유한 후보들이 이러한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의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감사보고서 등 감사 완료에 대한 명확한 공개가 없다는 이유였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지난 7일 감사 완료 시점에 맞춰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면서 “감사보고서 공시 이전에 이번 리포트가 작성돼 반대 의견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