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공장 등지고 신시장서 활로 모색
현대차, 중국공장 등지고 신시장서 활로 모색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3.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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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현대 가동 중단 검토...사드 여파 등 못 피해
인도·인도네시아서 생산 거점 확보해 성장 동력 마련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현대자동차가 사드 여파 등으로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베이징 공장 가동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신흥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최근 생산 효율화를 위해 ‘아반떼’와 현지 전략차종인 ‘ix25’가 생산되는 베이징1공장의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 1·2·3공장 직원 약 2000명 구조조정 이후의 조치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지분을 절반씩 나눠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를 설립했다. 베이징현대 공장은 베이징1∼3공장, 창저우 4공장, 충칭 5공장 등이 있다. 모든 공장의 연간 자동차 생산능력은 165만대 규모이며 베이징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다.

현대차는 중국에 진출한 이후 매년 급성장을 거듭해 지난 2013년에는 연간 생산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 같은 생산판매량은 2016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사드 배치 여파로 인해 생산판매량이 지난 2017년 82만대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79만대까지 하락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도 누적 도매판매가 7만51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9만5605대와 비교해 26.7%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쇄신 인사를 단행하면서 중국 사업 부문에 대한 개선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생산본부 등 중국사업본부의 교체 임원은 20여명에 달해 유례없는 대규모 인사 단행으로 평가받았다.

현재 베이징현대는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1공장 이외에도 나머지 공장들에 대한 운영계획 재검토를 통해 가동률 증가를 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27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최근 GM과 혼다, 포드 등 글로벌 업체들이 과잉설비를 줄이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현대차도 차별화와 과잉설비 해소 두 가지 방향 모두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중국 공장에 대한 가동중단 검토와 함께 인도네시아, 인도 등 새로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선 기아차는 인도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아난타푸르에 세우고 있는 현지 공장에서는 지난 1월 시험 생산을 마쳤다. 이 공장의 생산규모는 30만대로 하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차 공장 준공 이후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면 현재 인도 첸나이에서 가동 중인 현대차 공장의 생산량 71만대를 합해 연간 1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치카랑 지역에서도 연간 25만대 규모의 완성차 생산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과 공장 설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공장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와 호주 시장 공략을 확대해 나갈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이징현대차 중국 공장과 관련해 “중국 공장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 공장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베이징1공장 생산과 관련해 효율적 운영계획을 위해 가동중단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고 시기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