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위안부 피해자’ 등 사진 실물 국내 첫선
‘만삭의 위안부 피해자’ 등 사진 실물 국내 첫선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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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서울대 연구팀, 25일 전시회서 3장 공개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박영심씨의 만삭 모습이 담긴 사진(1944년 9월3일 촬영). (사진=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박영심씨의 만삭 모습이 담긴 사진(1944년 9월3일 촬영).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 3장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실물로 공개된다.

서울시와 서울대 정진성 연구팀은 오는 25일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개막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전 ‘기록 기억: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에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의 사진 3장과 각종 사료를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공개되는 사진은 미군이 1944년 9월 중국 쑹산 위안소에서 찍은 3장의 사진으로 지금까지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한 사진을 스캔한 이미지로만 공개됐다. 실물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에는 버마(현 미얀마) 미치나 임시수용소에서 지내던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여러 명과 미국·중국 연합군 포로로 잡혀있을 당시 만삭이었던 고(故) 박영심씨가 나온다.

연구팀이 사진 뒷면의 촬영 날짜와 영어로 적힌 메모를 통해 확인한 결과, 버마 위안부 피해자 사진 2장은 1944년 8월14일에 박씨의 사진 1장은 같은 해 9월3일 촬영됐다.

이 가운데 만삭의 박씨가 담긴 사진은 중국의 수용소로 옮겨지기 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는 뱃속의 아기가 수용소에서 유산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전시회에서는 일본인과 조선인의 귀환을 다룬 뉴욕타임스 진문 실물(1946년 3월2일자)과 쿤밍보고서 및 축섬승선자 명부 복제본,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최초 증언한 배봉기 씨의 사진(김현옥 개인 소장) 등이 공개된다.

아울러 서울대 연구팀이 중국과 오키나와의 위안부 피해 지역을 답사해 제작한 영상이 상영되고, 매주 주말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알아보는 강연이 예정돼 있다.

3월2일에는 박영심씨를 비롯해 북에서 여생을 보낸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기록해 온 재일조선인 르포작가 김영씨의 강연이 열린다.

이튿날인 3일에는 2000년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 남측 대표검사로 직접 참석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당시 한국위원회 부대표였던 정진성 서울대 명예교수의 대담으로 진행되는 ‘박원순‧정진성에게 듣는 2000년 여성법정 이야기’가 마련된다.

서울시와 연구팀은 전시회가 끝난 뒤 사진 보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세상에 알린 위안부 피해자 역시 공로를 인정받아야 마땅하다”며 “서울시는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