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의제 12개 이상 논의"… 폼페이오 "진전 있기를 기대"
정상회담까지 앞으로 보름… 실무협상서 간극 좁히기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13일로 보름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북미가 본격적인 의제 협상에 돌입해 이견 좁히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8일 평양을 방문해 실무협상을 벌였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정책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의원외교를 위해 방미한 우리 측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5당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2차 북미회담 의제에 대해 "12개 이상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비건 대표는 "방북결과는 생산적이었고 분위기도 좋았다"며 "기대치를 유지하면서도 어려운 현안을 위해 열심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는 "사안에 대한 의제는 합의했지만, 협상을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북미가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설명했고, 다음 회의부터 이견을 좁혀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의 언급으로 미뤄봤을 때, 북미는 2차 정상회담 의제를 12개 정도로 가닥 잡았으며 다음 주 실무담판에서 본격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2개 이상 의제란 1차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세분화해 이행 방안을 담은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김혁철 라인은 1차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인 △ 새 북미관계 수립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 완전한 비핵화의 3대 의제를 세부화한 12개 이상의 의제를 놓고 세부 합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는 다음 주 재개될 비건-김혁철 실무접촉에서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비핵화와 상응 조치 조합 맞추기에 나선다.
또한 동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회담의 4개 합의 사항마다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4개 항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항구적 평화정착,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미군 유해 발굴이다.
비건 대표와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으로 미뤄봤을 때 북미는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항의 구체적 진전을 위해 12개 이상의 의제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북미 간 논의할 의제로는 풍계리 핵실험장·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대 폐기 및 검증, 영변 핵시설을 비롯한 플루토늄·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중단 등 비핵화 조치와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평화협정 체결 논의, 대북 민간투자 지원,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일부 대북제재 완화 등이 꼽히고 있다.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이 보름 정도에 불과해, 북미가 한 두차례의 추가 실무협상을 통해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