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4년 7개월 협상에 숨은 주역들
'광주형 일자리' 4년 7개월 협상에 숨은 주역들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1.3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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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뚝심 리더십'…박병규·윤장현 등도 역할 톡톡
30일 오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 이용섭 광주시장(왼쪽)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전남본부의장이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결과를 발표하고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 이용섭 광주시장(왼쪽)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전남본부의장이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결과를 발표하고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가 4년 7개월여 만에 결실을 맺은 가운데 광주시와 노동계 등 관계자들의 숨은 땀과 노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지낸 이용섭 광주시장의 추진력 있는 '뚝심의 리더십'이 협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현대차 투자 협상에 올인하며 가능한 행정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월 5일 성사 직전에 현대차와 협약이 무산된 이후 이 시장의 행보가 이번 '광주형 일자리' 성사의 갈림길이었다.

당시 현대차와의 투자협약에 합의하고 이튿날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에서 협약안을 수정 의결해 노동계만 받아들이면 '광주형 일자리'가 완성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동계는 '임단협 유예조항'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두 번째 협약식이 무산되는 상황에 놓였다.

무산 이후 이 시장은 그간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이 주도하던 투자협상단장을 맡아 협상을 전면 돌입했다.

그는 이후 '광주시, 노사상생 도시'를 선언한 데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위원장과 광주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박병규 사회연대일자리 특별보좌관을 영입하면서 재협상을 본격화했다.

특히 이 시장은 협상이 흔들릴 때면 노동계를 찾아 협상 과정에서 쌓인 오해를 풀고 진정어린 협조와 소통을 강조했다.

이 시장의 이런 소통이 노동계가 막바지에 광주시와 현대차의 협상안을 수용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도 협상단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7월 민선 7기 초대 문화경제부시장에 임명된 그는 취임 이후 줄곧 현대차 협상에 매달려 왔다. 협상단을 이끌고 1주일에 1∼2차례 현대차 서울 본사를 방문하며 협상을 주도했다.

'광주형 일자리'의 최초 설계자인 박병규 광주시 사회연대일자리 특별보좌관과 윤장현 전 광주시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박 특별보좌관은 좌초 위기에 빠진 광주형 일자리를 위한 원탁회의 구성원으로서 노동계와 가교 구실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전 시장은 민선 6기 임기 내내 광주형 일자리에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빛그린산단에 현대차 공장을 유치하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공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또한 광주형 일자리 실현을 위한 각종 기구 설치와 조례 제정, 전문가 영입에 앞장선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노동계 대표로 노사민전 협상에 앞장선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 의장, 이기곤 기아차 전 지회장도 대타협에 숨은 조력자들로 꼽힌다.

민조노총과 울산 현대차 노조가 중복 투자와 과잉생산을 이유로 총파업에 불사한 가운데서도 고달픈 투쟁을 이어갔다.

시 관계자는 "현대차와의 투자협약 성공은 광주시 관련 공무원과 노동계, 현대차가 사회통합형 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성공해야 한다는 데 합의한 결과"라며 "앞으로 힘을 모아 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다른 분야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과제"라고 말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