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북미 고위급 회담 당시 비핵화 진전 없었다”
CNN “북미 고위급 회담 당시 비핵화 진전 없었다”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1.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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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국전쟁 평화협정 확약 전까지 양보 거부”
내주 비건‧북한 측 2차 회담 공동성명 초안 조율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사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사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캡처)

다음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세부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양국 간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진전이 없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CNN은 30일(현지시간)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got nowhere)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17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연이어 만났으나 “국무부와 백악관에서 이뤄진 모든 논의들도 비핵화와 관련해 아무 진전이 없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앞서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9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부분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비핵화 약속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완전 포기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 보도와 정보당국 수장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의 회담을 마친 뒤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며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비핵화에 관한 한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언급한 것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CNN은 북한 비핵화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부위원장 방미를 통해 이뤄진 논의들이 전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계획에 집중됐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한국전쟁 평화협정(peace agreement) 약속을 얻어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CNN은 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비공개 석상에서 비핵화 협상의 성과가 미흡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양국의 협상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포기할 것으로 믿을 만큼 순진한 사람은 트럼프 행정부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도 북미 고위급 회담 직후인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영상 연설을 통해 “김영철이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이(an awful lot of work) 남아 있다”며 북한 비핵화에는 과제가 산적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비핵화 협상이 더디게 진전되는 것은 백악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서두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이 너무 짧은 기간에 정상회담을 밀어붙이면서 비핵화와 관련 사안을 진전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CNN은 북미 실무협상을 책임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 주 북한 측과 만날 예정이며, 2차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할 공동선언 초안 작성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비건 특별대표는 인센티브를 통해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자금을 요청해 펀드를 조성하고,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시작해야 이 펀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