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 1주기 희생자 추모식 엄수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 1주기 희생자 추모식 엄수
  • 박재영 기자
  • 승인 2019.01.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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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참사 1년, 화재현장 세종병원에서…유족들 오열

 

26일 경남 밀양시 밀양 세종병원에서 열린 화재사고 1주기 추모식에서 유족이 헌화 후 오열하고 있다. (사진=밀양시)

지난해 1월26일 192명이라는 엄청난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추모식이 화재참사 1주년이 되는 26일 엄수됐다.

추모식은 사고로 숨진 45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것으로 엄수되자 유족들을 참았던 눈물을 다시 쏟아내며 오열했고, 밀양시민들은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유족의 마음을 위로하고 슬퍼했다.

화마로 문을 닫은 병원은 1년 전 그대로였지만,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그리운 마음과 슬픔은 더욱 애절했다.

경남 밀양시와 희생자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 화재현장인 세종병원 주차장에서 유가족 중심으로 추도식을 열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추모식은 외부 인사 초청없이 유가족과 박일호 시장, 엄용수 국회의원, 김상득 시의회의장, 밀양소방서 관계자, 종교계 인사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일호 시장의 추도사에 이어 종교의식,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박일호 시장은 추도사에서 "그날의 사고는 두 번 다시는 있어선 안 될 뼈 아픈 사고였으며 살아있는 모두의 잘못"이었다며 "용서를 구하고 밀양이 울었던 그 날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깊은 상처로 남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엄용수 국회의원은 "이런 아픔을 어디서든 다시 겪을 수 있다는 현실이 암담하다"며 "그동안 남은 사람들이 뭘 했는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 같은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상득 시의회의장은 "시민 안전을 의정활동의 최우선으로 삼고 시민이 행복한 밀양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유족협의회 김승환 대표는 "가신 님들은 이승의 모든 세상사 다 잊고 병 없고 아픔 없는 곳에서 영면하시기 바란다"며 "귀한 몸을 희생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귀중한 깨우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헌화 후 돌아서는 유족들 눈에선 눈물방울이 떨어졌고 자리에 돌아가서도 흐느낌이 계속됐다.

딸을 잃은 한 할머니는 꽃을 제단에 올려놓고는 "내 딸이 어쩌다 이리됐나, 착한 내 딸이 어쩌다 이리됐나…"며 울부짖어 추모식 현장을 숙연하게 했다.

추도식을 마친 후 유족들은 추모식장 뒤편에서 가진 즉석 기자회견을 통해 "부실한 안전설비 등을 개선할 법안들은 국회에서 마냥 계류되고 있고, 우리 사회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며 "고인들을 두 번 죽이는 행정을 바로 잡아주고 서러운 유가족들을 위로해 달라"고 호소했다.

2018년1월26일 아침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당일에만 입원환자, 의사, 간호사 등 37명이 숨지고 143명이 다치는 등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 가운데 최악의 화재참사였다.

밀양시는 사망 45명, 부상 147명 등 세종병원 화재 사상자를 192명으로 최종 집계했다.

사진 밀양시
(사진=밀양시)

[신아일보] 밀양/박재영 기자

pjyoung00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