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전명규 "성폭력 몰랐다…심석희에 미안"
고개숙인 전명규 "성폭력 몰랐다…심석희에 미안"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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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계 절대강자'로 불리는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계 폭력·성폭력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빙상계 절대강자'로 불리는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계 폭력·성폭력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빙상계 비위 논란의 중심에 선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자신과 관련된 성폭력 은폐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 교수는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무소속 손혜원 의원과 젊은빙상인연대가 이날 "빙상계 성폭력 가해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 이유는 가해 코치들이 전 교수 휘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전 교수는 "늦게나마 국민께 참회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기자회견을 하기까지 인내와 용기가 필요했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빙상인 모두에게 누가 될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알지 못했다.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 폭행도 몰랐다"면서 "어떻게 몰랐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심 선수는 조 전 코치와 계속 훈련을 같이 했고 대표팀이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상황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께 아픔을 드린 데 대해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며 "감내하기 힘든 시련을 겪은 제자 심석희에게도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그는 조 코치를 위한 탄원서를 선수들에게 지시했다는 녹취록을 언급하며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전 교수는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조재범도 내 제자이기 때문에 폭로가 발생하기 전 구속됐다는 상황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는 "전체적인 내용을 보지 않으면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표현에서 과한 부분이 있는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 제자들이 목동 빙상장과 대한항공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누구를 취직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 정말 모르는 일이고 그런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젊은 빙상인 연대의 주장에 관해서는 "그 사람들이 진심으로 빙상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그 단체가 어떤 구성으로 돼 있고 어떤 사람들인지 취재해보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체대 교수식 사퇴 의사에 대한 질문에는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