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성범죄 사례 6건…"전명규 수사·이기흥 사퇴" 촉구
빙상 성범죄 사례 6건…"전명규 수사·이기흥 사퇴" 촉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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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빙상인 연대·손혜원 기자회견…'빙상계 적폐' 폭로
"성폭력 피해자들 보복 두려워해…한체대 정상화 시급"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젊은빙상인연대, 빙상계 성폭력 사건 관련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젊은빙상인연대, 빙상계 성폭력 사건 관련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젊은빙상인연대가 새로운 빙상계 성범죄 사례를 공개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가해자 실명 추가 공개는 없었다.

젊은빙상인연대와 손혜원 의원는 21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빙상계 성폭력 추가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간 젊은빙상인연대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사태 이후 각종 피해자들을 만나고 증거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추가 피해사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피해자의 적극적 증언과 간접적 인정 등을 통해 드러난 빙상계 피해사례는 심석희 선수를 포함해 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가운데는 현역 선수도 있고 미성년자일 때부터 피해를 당한 선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피해를 우려해 피해자의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초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고 예고한 빙상계 성폭력 추가 가해자의 2명의 실명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공개하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손 의원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2차 피해와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피해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때 빙상계에 계속 머물기 힘들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공개하길 바라지 않는 성폭력 사건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 언급을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젊은빙상인연대는 새로운 피해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빙상선수였던 A씨는 10대 때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에서 스케이트 강습을 받던 중 빙상장 사설강사이자 한체대 전 빙상부 조교인 B코치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B코치는 훈련 도중 자세를 교정해 준다는 핑계로 A씨를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췄고, 밖에서 만나서 영화를 보자, 둘이서 밥을 먹자라는 등의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이를 A씨가 거부하자 B코치는 폭언을 퍼부었고, 현재 A씨는 당시의 충격으로 스케이트를 벗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언급하며 이들은 한국체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바랐다.

손 의원은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 경기력에 크게 지장을 주는 것으로 의심이 되는 그런 행위를 의도적으로 했다"면서 "이 같은 피해자들이 많지만 대부분 어떤 제재나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이유는 가해 코치들이 한국체육대학교 전명규 교수 휘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면서 "빙상계의 대부로 불리며 마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전명규 교수가 성폭력 사건의 은폐에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연대도 "전명규 교수를 비롯해 빙상계 성폭력 가해자와 은폐 세력 대부분이 한체대를 기반으로 탄탄한 그들만의 왕국을 구축해 왔다"며 "한체대의 정상화 없이는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정상화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젊은빙상연대는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젊은빙상연대 대표는 "이기흥 회장과 대한체육회는 빙상연맹 해체라는 꼬리 자르기로 사태를 무마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수뇌부는 이미 국민과 체육계의 신뢰를 잃은지 오래"라고 질타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체육계 전반에 걸쳐 폭로된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확정판결이 난 성폭력 가해자는 각 경기단체 홈페이지에 실명을 공개하고, 성폭력 빈발 경기단체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삭감하는 등 실질적인 제재안을 명문화할 것도 주문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