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견제에 ‘진퇴양난’ 진에어…해답은 조양호 퇴진?
경영견제에 ‘진퇴양난’ 진에어…해답은 조양호 퇴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1.2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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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한번꼴 국토부 찾아다니며 제재 해제 위해 공들여
“전문·독립경영이 경영행태개선 평가 중 가장 중요한 요소”
진에어 항공기 (사진=진에어)
진에어 항공기 (사진=진에어)

국민연금, KCGI 등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경영 견제가 지난해 가까스로 면허취소 위기를 넘긴 진에어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에어는 국토교통부의 제재 해제를 고대하며 경영행태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8월 국토부로부터 신규 노선·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항 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국토부가 조현민 전 부사장 불법등기 이사 재직 등과 관련해 면허취소 결정 대신 내린 조치였다. 

이에 진에어는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 배제 △사외이사 권한 강화 △내부신고제 도입 △사내고충처리시스템 보완 등의 내용이 담긴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이 같은 경영행태개선 방안을 이행할 때까지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진에어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국토부를 찾아 경영행태개선과 관련한 내용을 설명하며 제재 해제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에어가 내놓은 개선 사항이 국토부가 제재 해제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한 내용이 될지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진에어가 한진그룹 일가의 경영개입을 막고 전문경영, 독립경영 등으로 경영행태를 개선해야 제재 해제가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가 결정한 진에어의 제재가 조 전 부사장 불법등기 이사 재직 등 한진그룹 일가의 부정한 경영활동에서 비롯된 만큼 경영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대주주는 한진그룹의 지주사격인 한진칼이다. 한진칼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진에어의 지분 60%를 소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진에어가 밝힌 개선 내용 이외에도 사회공헌활동 등을 하며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진에어의) 제안이 국민의 눈높이나 세간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진에어가 사규 내용을 바꿔오거나 익명 게시판을 만들었다고 하고 봉사활동 내용을 설명하는 등 가시적인 개선 사항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이걸 보고 경영행태가 개선됐다고 볼 수 있을까”라고 되물으며 “이런 것들은 제재를 받지 않았어도 할 수 있는 것들이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국민연금, KCGI 등의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경영견제가 진에어의 제재 해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들의 경영견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그동안 갑질 경영으로 물의를 빚은 한진그룹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 일가의 진에어 경영개입 등에 대해 “(진에어가) 전문·독립경영으로 가는 것은 경영행태개선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고 전했다.

경영행태개선과 관련해 진에어 관계자는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