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미투] 이기흥 "폭력·성폭력 사과"…적폐 근절 대책 마련
[체육계 미투] 이기흥 "폭력·성폭력 사과"…적폐 근절 대책 마련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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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온정주의' 철폐…폭력·성폭력 외부 조사
"심층조사로 엄중책임…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쇄신"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제22차 이사회에서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제22차 이사회에서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체육회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체육계 성범죄' 문제를 사과하고 적폐 근절을 위한 실행 대책을 마련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1차 이사회에서 가혹 행위와 (성)폭력 근절 실행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사과문을 낭독했다.

이 회장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준 (폭력·성폭력) 피해 선수들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한국 체육에 성원을 보낸 국민과 정부, 기업인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내부 관계자들이 징계 및 상벌에 관여하면서 자행된 관행과 병폐에 대해 자정 기관으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적폐 근절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체육회는 폭력·성폭력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거나 묵인·방조한 회원종목 단체를 즉시 퇴출하고 해당 단체 임원에게도 책임을 묻기로 했다.

또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미래를 거론하며 부당한 행위를 자행하는 것을 뿌리 뽑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을 다짐했다.

이와 관련 국내외 체육 단체 및 국가별 체육회(NOC)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부당행위를 한 지도자들을 국내외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단할 방침이다.

특히 조재범 쇼트트랙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의혹 파문으로 일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철저하게 조사해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정상화할 것을 약속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체육회는 메달을 포기하더라도 체육계에 만연한 온정주의 문화를 철폐할 것을 제시했다.

아울러 성적 지상주의로 점철된 현행 엘리트 체육의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 합숙·도제식 훈련 방식의 전면적인 쇄신책도 강구하겠다고 알렸다.

이외에 체육회는 폭력·성폭력 전수 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 대상의 검찰 고발을 의무화하고 홈페이지와 보도자료에 관련자 처벌과 징계 내용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선수촌 운용에도 변화를 준다. 성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고자 체육회는 여성 부촌장과 여성 훈련관리관을 채용한다.

선수촌에 인권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인권관리관'과 '인권상담사'를 배치하며 인권관리관에게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후견자 임무를 부여한다.

체육회는 폭력·성폭력 관련 사안의 조사와 처리를 시민 사회단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의뢰하고 스포츠 공정위원회·선수위원회·여성위원회 등에 인권전문가를 필수로 포함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광범위하고 철저한 심층 조사를 실시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면서 "최고 책임자로서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하고 정상화시키겠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