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살해' 조울중 환자 영장심사…고인 추모 물결
'의사 살해' 조울중 환자 영장심사…고인 추모 물결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9.01.0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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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지난해 12월 31일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지난해 12월 31일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의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 대한 구속 여부가 판가름 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박모(30)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44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중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담실에서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한 박씨는 피해자가 도망치자 3층 진료 접수실 근처 복도까지 쫓아가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흉기에 찔린 의사는 중상을 입은 상태로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날 오후 7시 30분께 끝내 숨졌다.

이 병원 간호사로부터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박씨를 현장에서 검거해 조사 중이다. 박씨는 범행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박씨 주변 조사와 피의자 소지품,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확실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도 진행한다.

박씨는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장애를 앓아 입원치료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피해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고인은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환자들을 위한 마음도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교수는 20여년간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를 돌본 정신건강의학 분야 전문가로 논문을 비롯해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해왔다.

고인은 생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힘들어도 오늘을 견디어 보자고, 당신의 삶에 기회를 조금 더 주어 보자고,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라며 말한다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소신을 내비치기도 했다.

임 교수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의료계 인사가 추모 그림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에 대한 병원 내 폭력 및 범죄 행위를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공감을 사고 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