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車시장 내년 성장 ‘브레이크’…SUV로 엑셀 밟을까
세계 車시장 내년 성장 ‘브레이크’…SUV로 엑셀 밟을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8.12.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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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 “판매 전망치 올해 보다 0.1% 증가”
세계 시장 SUV 판매량 올해 35.1% 이어 37%까지 상승 전망
美서 반전 노리는 현대차, SUV약진 힘입어 역대 최대 점유율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세계 자동차 시장의 침체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내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단 0.1% 증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올해에 이어 SUV 판매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가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는 등 자동차 업계가 SUV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23일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는 9249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대비 0.1% 증가하는 수치다. 세계 주요 시장인 미국·유럽·중국 등의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구소는 내년 세계 경제가 성장 모멘텀 둔화와 정책 환경 악화로 하강 국면에 진입하면서 성장률이 3.4%에 그쳐 올해 대비 0.1%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9244만대에서 5만대만 더 팔리는 수준이다. 올해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율이 지난해 대비 0.2% 성장하는데 그치면서 성장 둔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자동차 금융 위축과 업체들의 수익성 중시 전략으로 인센티브 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브렉시트 여파와 하반기로 예정된 ECB 금리 인상 등이 성장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시장은 각각 판매율이 1.4%, 0.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시장의 성장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내년 중국 시장 판매가 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은 “중국은 내년 판매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판매 대수는 3년 연속 2400만대 미만을 기록할 것이다”며 “과거와 달리 중국 시장도 경제 상황이나 외부 충격에 의해 감소할 수 있는 변동성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올해 대비 내년 러시아(8.3%)·인도(7.6%)·브라질(7.6%)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업계는 SUV를 통해 세계 시장 부진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소는 세계 시장의 SUV 판매량이 올해 35.1%에서 37%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면서 다른 차종에 비해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재 세계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SUV의 판매를 높이기 위해 포석을 준비해 왔다. 업계는 올해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SUV를 내놓았거나 출시 할 예정이다.

BMW는 지난 10월 열린 파리모터쇼를 통해 글로벌 베스트 SUV ‘X5’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였다. 벤츠도 중형 SUV ‘GLE’ 신형을 공개하면서 SUV 대전을 예고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SUV 라인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첫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출시를 필두로 내년 콤팩트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 ‘GV80’ 출시가 뒤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도 신형 대형 SUV인 ‘텔루라이드’가 북미 시장을 중점적으로 노릴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는 SUV 판매량을 늘려나가면서 실적 회복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올해 미국에서 27만1377대의 SUV 판매량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1% 증가한 수치로 연간 최대 기록이다. 미국 시장 점유율도 전체 SUV 판매량 734만6718대 가운데 3.7%를 보여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아차는 중국 맞춤형 SUV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기아차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텔루라이드와 함께 지난 8월 중국 전용 SUV ‘KX1’을 선보였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전략형 SUV ‘더 뉴 KX5’를 출시할 예정이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