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기부민심 녹인다…기부금 사용내역 공개 강화
꽁꽁 언 기부민심 녹인다…기부금 사용내역 공개 강화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12.2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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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말연시 추위를 녹여왔던 '기부민심'이 잇따른 기부금 사기·유용 사례로 얼어붙자, 정부가 기부 투명성 제고와 활성화를 위해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기부자의 알 권리와 기부금품 사용 명세를 구체화하는 내용의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개정안은 기부금을 엉뚱한 곳에 유용하는 사례를 막고자 기부금 모금 내역과 사용 정보에 관한 공개 의무를 크게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기부금 모집자가 기부금품 모집을 완료했거나 기부금품을 사용할 때 그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기간은 기존 14일에서 30일 이상으로 늘어난다.

기부금 모집자를 관할하는 관청의 공개 규정도 생겼다. 앞으로 기부금 관활 관청은 기부금품 모집 등록과 말소, 모집, 사용 명세 등 전반적 상황을 분기별로 공개해야 한다.

또 개정안에는 기부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기부단체의 일반 현황, 기부금품 모집 현황, 기부금품 사용 내역 등을 기부자의 알 권리로 명문화됐고, 이를 궁금해 하는 기부자에 기부단체는 성실하게 응대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사람들이 기부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고 두 번째가 기부단체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기부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기부금품 모집단체의 공개 의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부민심은 지난해 기부 분위기를 해치는 사건들이 유독 많이 터지면서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논란 사태로 여타 공익재단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고, 아동·청소년 복지법인 '새 희망 씨앗'의 대표가 100억원대 기부금을 횡령하는 사건이 불거졌다.

이에 더해 지난해 10월 "딸의 희소병 치료를 도와달라"며 후원금을 호소했던 '어금니아빠' 이영학이 후원금 대부분을 개인 유흥에 탕진했던 것이 드러났다.

이처럼 기부를 악용해 남의 돈을 받아 써버린 사건이 잇따르면서 당시 기부의 효용에 의문을 품고 지갑을 닫겠다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