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화 지역난방公 사장 "백석역 사고 머리숙여 사과…내달 종합대책 마련"
황창화 지역난방公 사장 "백석역 사고 머리숙여 사과…내달 종합대책 마련"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12.1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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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구간 용접부 덮개가 파열된 것으로 원인 추정
20년 이상 열수송관 686km 긴급점검…203곳서 지열차
"환골탈태 각오로 혁신…필요하면 감사기관에 청구"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수송관 누수 사고'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는 모습.(사진=백승룡 기자)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백석역 열수송관 누수사고'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는 모습.(사진=백승룡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지난 4일 발생한 고양시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 누수 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대책 계획을 밝혔다.

13일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고의 원인은 '열수송관 구간 연결부 용접부위'가 내구성 저하 등의 원인으로 파열되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있다"며 "그동안 운영해온 열수송관 안전관리시스템이 변화하는 내외부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사고발생 이후의 초기 대응도 부족했던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은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지난 1991년 매설된 열수송관의 '연결구간 용접부 덮개'가 파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2003년부터 전기예열공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이전 방식인 온수예열공법에서 사용된 연결구간 용접부 덮개의 내구성이 낮아져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재발방지대책 수립과 관련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내년 1월말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 및 후속 조치방안 수립, 안전관리 강화 등을 포함한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우선적으로 동일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열수송관 연결구간 용접부를 동절기 내 전량 굴착하고, 보강 및 교체에 나선다.

우선 주민 불안을 해소하고 잠재적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공사는 이번 사고원인과 동일한 공법으로 시공된 443개소에 대해 12일부터 굴착에 착수했다. 내년 3월까지 모든 지점을 굴착, 용접부 상태점검 결과에 따라 내년 중 보강공사 또는 열수송관 교체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백석역 사고 발생 다음 날부터 12일까지 20년 이상 사용한 열수송관 전 구간(686km)을 대상으로 열화상카메라 등을 활용한 긴급점검을 마쳤다. 지열차가 발생하는 203개 지점 가운데 특히 지열차가 큰 지점은 16곳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7개소를 굴착해 5개소는 이상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2개소에서는 미세한 누수가 발견돼 배관을 교체했다. 나머지 9개소는 굴착을 위해 인허가가 진행 중이다.

이번 긴급점검에서 이상징후를 보인 부위나 구간에 대해서는 13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정밀진단을 시행, 그 결과를 토대로 내달 말까지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열수송관 유지관리 업무지침'을 전면 개정해 기존 위험현황도가 실제 보수·교체대상 기준과 연계되지 않는 점을 부합되도록 개편한다. 또한 열수송관 관로점검과 감시시스템 점검을 맡는 외주인력을 금년 내 자회사로 전환해 점검·진단 역량을 강화하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CCTV를 활용해 열수송관 모니터링 협력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이다.

황 사장은 이날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관행에 안주하고 무사안일한 업무처리에 젖어 있던 임직원의 의식 전반과 업무시스템을 환골탈태의 각오로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조직·인력·예산·매뉴얼·업무방식·의식 등을 대폭 개혁할 것"이라며 "충분한 개혁 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인적 쇄신 및 외부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고, 객관성 담보를 위해 철저한 자체 감사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는 감사기관에 감사청구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열수송관 누수 사고가 발생해 사망자 1명을 포함해 총 56명의 인명피해가 생겼다. 열 수송관은 열병합발전소 등의 열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열을 다수 사용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사용되는 열수송시설이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관할하는 열수송관 2164km 가운데 20년 이상 사용된 수송관은 686km로 32%에 달한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