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 달러시대 불균형 커져…반도체 성장만 지속
국민소득 3만 달러시대 불균형 커져…반도체 성장만 지속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12.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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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격차 더 커져, 5분위 배율 역대 최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고 한국 경제가 2%대 중후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불균형은 더 커졌다는 평가다.
 
기업 규모별과 산업별, 가구별 격차가 더 확산하며 성장의 내용은 오히려 악화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6%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한국 경제는 잠재 성장률(2.8∼2.9%)과 차이가 크지 않은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용을 따져보면 수출 의존도가 심해지고 내수는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소비·투자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전기 대비)는 3분기 -1.3%포인트로, 2011년 3분기(-2.7%포인트) 이후 가장 작았다. 내수의 빈자리는 수출이 메웠다.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7%포인트였다.

반면 내수 기여도는 1분기 1.2%포인트에서 2분기 -0.7%포인트가 됐고 3분기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다.

산업별로도 온도차가 크게 나타났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생산 증가율이 올해 1∼3분기 전년 동기 대비로 두 자릿수인데 비 ICT 산업 생산 증가율은 0∼2%대에 그쳤다.

특히 올해 3분기 ICT 산업 증가율이 11.3%로 2011년 3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으나 비 ICT 산업 증가율은 2009년 2분기(-1.2%) 이후 최소인 0.7%에 그쳐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올해 2분기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7.3%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소득 격차는 갈수록 벌어졌다. 3분기 기준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7.0% 감소했다.

1분위 가구 소득은 1분기 -8.0%, 2분기 -7.6%에 이어 올해 내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차상위 계층인 2분위(하위 20∼40%) 소득도 올해 3분기 연속 줄었다.

반면 5분위(상위 20%) 소득은 3분기 8.8% 늘어나는 등 올해 내내 전체 가구 중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분기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2배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던 2007년(5.52)과 같았다. 5분위 배율은 상·하위 20% 가구 소득을 비교한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불평등도가 크다는 뜻이다.

올해 한국 경제 양극화의 주 배경으로는 반도체·수출 위주의 성장이 거론된다. 하지만 석유화학과 기계, 건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다른 주요 산업은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반도체 착시가 올해 상반기 유달리 심했다”며 “반도체 활황 효과를 걷어내면 경제 성장의 모습은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