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5곳 중 1곳 "부족한 공사기간, 사고 유발"
건설사 5곳 중 1곳 "부족한 공사기간, 사고 유발"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8.12.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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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관작업 따른 공사품질·안전성 하락 우려
정책성 사업에 고정된 준공기한 개선 필요
서울시 종로구의 한 건설공사 현장.(*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사진=김재환 기자)
서울시 종로구의 한 건설공사 현장.(*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사진=김재환 기자)

발주청의 비합리적인 공사 발주체계로 발생된 공사기간 부족 문제가 부실공사 및 안전사고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 공사 착수 시기와 무관하게 정책적으로 산정된 공기 등에 따른 폐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공공공사 공기의 적절성 확보를 위한 공기산정 기준의 방향과 요인'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는 현장에서 적정한 공사기간(공기)이 확보되지 않는 원인과 이로 인한 폐해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수행한 연구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기 지연 원인으로는 발주기관의 비합리적이고 체계적이지 않은 공기산정 체계가 지적됐다. 

문제는 공기가 적정하지 않더라도 경영활동을 유지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고, 부족한 공기에 맞춰 진행한 공사가 품질 하락 및 안전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실제, 건산연이 지난 7월 국내 건설사 32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6개 업체가 공기 부족으로 인해 기업이 받는 가장 부정적인 영향으로 "안전사고 발생"을 꼽았다. 

이들 건설사가 수행한 공사를 분석한 결과, 사업 규모가 클수록 계약공기보다 실제 소요공기가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업장 17곳에서는 안전사고 주범으로 지목되는 '돌관작업'도 진행했다. 

연구책임자인 손태홍 건산연 연구위원은 "부족한 공사기간 건설품질 하락과 안전사고 증가, 기업의 이익 하락 등 산업 차원의 피해를 유발하게 되므로 제값과 필요한 시간을 제공하고 제대로 시공하는 건설문화 정착을 위한 산업 참여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사기간별 계약공기와 소요공기 차이(단위:개월,억원).(자료=건산연)
공사기간별 계약공기와 소요공기 차이(단위:개월,억원).(자료=건산연)

보고서에서는 공공공사의 공기부족 발생 주요 원인 중 1위가 '착수시기와 무관한 정책성 사업에 고정된 준공 기한'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공기 연장 원인으로는△예산확보 등 정책적 요인에 따른 발주 지연 △체계적이지 못한 발주기관의 공기산정 방식 △폭염이나 민원 등 사업 수행 시 발생하는 외부요인 △시공업체의 공정관리 역량 등이 꼽혔다.

손 연구위원은 적정 공기를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저감 조치나 폭염 등 기상조건으로 인한 외부 요인에 따라 공사 지연에 대한 이의제기를 허용하는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계약 당시 공기 적정성을 사업계획 단계부터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발주 시 공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공기 산정 시 포함토록 서면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jej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