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동에 비위보고서작성… 유영민 장관 '채용약속' 의혹까지
文대통령 "잘 알고 있다" 귀국 후 조치 주목… 靑 인적쇄신 관측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직원의 비위 행위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른바 '촛불정부'로 출범한 문재인정부 도덕성이 큰 타격을 받은 모양새다.
최근 청와대에서는 경호처 직원의 음주 폭행, 김종천 의전비서관의 음주 운전에 특별감찰반 직원들의 비위 행위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악재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논란은 특감반 직원의 비위행위다.
특감반 소속 김모씨가 최근 경찰을 찾아 지인의 뇌물사건을 캐물은 사실이 지난달 28일 SBS 보도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김씨에 대한 감찰을 벌여 지난달 중순 원래 소속돼 있던 검찰로 복귀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보도 하루 만인 지난달 29일 반부패비서관실 특감반 전원을 교체하겠다고 밝히는 등 초강수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또 새로운 의혹이 불거졌다. 김씨가 감찰을 받는 과정에서 다른 특감반원도 함께 외부인사와 골프를 쳤다는 등의 폭로를 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일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김 씨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민정수석실 소속 다른 직원 일부도 주말에 골프를 친 사실을 확인했으나, 사안별로 평가해 소속청에 이첩했다"며 "소속청의 감찰을 통해 사실관계가 최종 확정되기 전에는 일방의 주장이 보도되지 않길 희망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씨는 지난 7월에는 자신이 감찰을 맡고 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5급 사무관 공모가 나오자 응모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해당 사실을 민정수석실에서 인지하고, 논란 소지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해 지원을 포기하도록 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들만으로도 '메가톤급'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문제의 김씨가 올해 초 과기정통부 감사관 A씨의 비위보고서를 만들었던 사실도 KSB 보도로 드러났다.
A씨는 이 보고서가 보고된 직후 전보조치됐는데, 김씨가 자신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첩보를 만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점은 A씨가 전보조치되고 두 달여 뒤 김씨가 같은 감사관실의 5급 사무관 채용에 지원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씨가 이미 내정됐다는 이야기도 돌았고, 김씨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을 수시로 만나 채용을 약속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결국 이 사실을 파악한 청와대가 논란을 우려해 조치했고 김씨가 한 달 만에 지원을 철회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처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운데, 해외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심을 끌고있다.
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G20 (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마친 소회를 페이스북에 밝히면서 "국내에서 많은 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믿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로운 나라, 국민의 염원을 꼭 이뤄내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한다"고도 말했다.
그간 '촛불정부'를 자임하며 적폐청산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이 내부에서 일어나는 비위행위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인적쇄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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