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통상家 후계 구도, 복잡해진 GS그룹 셈법
삼양통상家 후계 구도, 복잡해진 GS그룹 셈법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2.0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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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홍·준홍 창업주계 부상…분리 12년 승계구도 자리 안잡혀
GS家 4세 허창수 회장 장남 허윤홍 유력…지주체제 밖 ‘불안’
3세 허용수 GS EPS 사장 젊고 지분율 높아 안정감 커 변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허세홍 GS글로벌 사장,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허용수 GS EPS 사장, 허윤홍 GS건설 전무 (사진=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허세홍 GS글로벌 사장,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허용수 GS EPS 사장, 허윤홍 GS건설 전무 (사진=GS그룹)

GS그룹의 경영 승계 셈법이 이번 정기 인사로 한층 더 복잡해진 양상이다.

GS그룹은 지난달 27일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을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허준홍 GS칼텍스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허세홍 사장은 허동수 전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준홍 부사장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으로 모두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계이다.

GS그룹은 LG로부터 분리돼 나온 지 12년 정도 밖에 안 돼 아직 승계구도가 자리 잡히지 않았다. 그만큼 지주사인 ㈜GS의 지분 구조도 복잡하다. 전자공시시스템의 올해 3분기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주사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사회복지법인 ‘동행복지재단’을 제외하면 45.66%다. 

그런 와중에 분기초 대비 분기말 지주사 지분이 늘어난 인물을 보면 허서홍 GS에너지 전무가 0.21%, 허세홍 사장이 0.11%, 허준홍 부사장이 0.13%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공통점은 모두 삼양통상家 4세 경영인이란 점이다. 

이를 두고 故 허준구 회장에서 허창수 회장으로 이어진 GS家를 삼양통상家가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허서홍 전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으로 부자 지분을 합하면 3.61%다. 허세홍 사장과 아버지 허동수 회장은 3.29%, 허준홍 부사장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과 4.39%를 보유하고 있다. 

고만고만한 지분율은 현재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고 지주사 지분을 기회가 나는대로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사장·부사장 인사는 삼양통상家 내부 질서를 정리한 것 또는 4세 경영인의 본격적인 시험무대라 볼 수 있다. 가계 순으로는 허준홍 전무가 장손임에도 이번 인사에서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을 GS칼텍스 사장으로 더 높은 자리에 선임했다.

가계 전체로 본다면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 자제들로 이뤄진 GS家의 지주사 지분이 16.11%로 삼양통상家 지분이 11.11%보다 높아 유리한 상황이다.
 
GS家 4세 경영인으로는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전무가 부친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다만 허 회장 지주사 지분이 4.75%인 반면 허 전무는 0.53%로 취약하다. 여기에 GS家는 가계 순서로 허 전무가 유력하지만 그룹 측면에서 허 전무가 지주체제 밖에 있는 GS건설에 자리잡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변수라고 하기엔 3세 경영인 허용수 GS EPS 사장의 존재감도 크다. 허 부사장은 ㈜GS 지분 5.26%로 총수일가 중 가장 많은 지주사 지분을 가지고 있고 나이도 51세로 다른 4세 경영인들만큼 젊어 오히려 안정감이 있다.

이와 함께 총수일가 간 지분율 차이가 적어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와 허인영 숭산대표가 각각 보유한 2.46%, 1.65% 지분이 어디로 움직이느냐도 중요하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