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상고’ 통폐합 검토…역사의 뒤안길로?
서울교육청, ‘상고’ 통폐합 검토…역사의 뒤안길로?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8.11.2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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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0여 개 특성화고 미달사태…올해도 같을 듯

지원자가 급감하며 입지가 추락하고 있는 특성화고등학교가 존폐기로에 섰다.

2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최근 '덕수고등학교 이전·재배치 계획'을 행정예고하면서 "특성화계열은 2023년까지 통폐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덕수고는 1910년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로 개교한 108년 전통의 학교로 상업고로 운영되다가 2007년 인문계가 생기면서 특성화계열과 인문계열이 모두 있는 서울 유일의 '종합고'다.

교육청이 특성화계열을 2023년까지 통폐합을 검토하는 것은 특성화고 지원자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재연 대법관 등 유력인사들이 대거 졸업한 ‘명문 중의 명문’ 덕수고만 보더라도 특성화계열 3학년은 207명인데 이들보다 2년 후배인 1학년은 140명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특성화고 70개교 신인생 모집 총원 1만6172명의 1.1배 가량인 1만8066명만 지원했다. 그나마도 방송연예 및 실용음악 등 인기학과에 몰려 40여 개교는 미달사태라는 ‘수모’를 겪었다.

올해도 대다수의 특성화고는 미달사태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특성화고 진학희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1만890명만 특성화고 진학을 원한다는 답을 했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 특성화고 선발 정원보다 4600여 명 적은 수치다. 실제 지원자는 진학희망자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미달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2023년 이후에는 다른 상업계열 특성화고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교육청은 특성화고 지원추세와 학령인구 감소세가 ‘반등’이 일어나지 않는 한 6개 공립 상업계열 특성화고 중 절반인 3곳은 한 학교로 통합해야 할 정도로 규모가 작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덕수고처럼 '명문 특성화고'까지 통폐합을 걱정하는 처지로 내몬 '근본원인'은 '학령인구 감소'다.

서울 중학생은 올해 4월1일 현재 21만6330명으로 20년 전인 1999년 39만220명보다 44.6% 감소했다.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학령인구가 늘어날 가능성도 낮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급감하고 상업계열 특성화고 지원율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면서 "상업계열 특성화고 통폐합이 완전히 정해진 것은 아니며 2023년까지 학령인구 감소세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