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인사 ‘TWICE’가 좌우한다?
대기업 임원 인사 ‘TWICE’가 좌우한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1.20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차 산업혁명 내다보고 여성 중용, 젊은 이공계 선호
업종별 물갈이도 예상…일찍 오른 자리 일찍 내놓는 ‘명암’ 존재
(사진=한국CXO연구소)
(사진=한국CXO연구소)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이어질 대기업 임원 인사는 4차 산업혁명과 불황을 대비한 ‘TWICE’로 함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한국CXO연구소는 ‘키워드로 살펴본 2019년 대기업 임원 인사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서 조만간 이뤄질 대기업 임원 인사에 대해 ‘Telescope(미래 사업 주도하는 망원경 유형 인재 발탁)’, ‘Woman(여성 임원 등용)’, ‘Industry(업종별 임원 인사 희비교차)’, ‘Cut(불황에 대비한 임원 숫자 축소)’, ‘Early in Early out(50대 초반 이른 나이에 퇴직하는 임원 증가)’를 키워드로 꼽았다.

망원형 유형 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빅데이터,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로봇, 소재 분야 등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물이 될 전망이다. 단기성과보다는 보다 장기적 가능성에 집중하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이공계 출신 인재 영입 전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는 AI인재 1000명 확보 발표,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이 인재 확보를 위해 실리콘밸리를 향하는 등 구체적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여성 임원 중용 바람은 올해도 계속된다. 최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100대 기업 여성임원 수는 지난 2004년 13명에서 2013년 114명, 2018년 216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임원 대비 여성 비율을 적지만 증가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 수도 100대 기업 중 2004년 10곳에서 2018년에는 55곳으로 늘었다. 이미 임원 인사가 진행된 CJ그룹은 부사장급 승진 등 다수 여성 임원이 중용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암울했던 제조업 동향은 임원 인사에도 반영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 업계는 승진이 많으며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기계, 철강, 석유화학 분야 등 제조업은 큰 기대를 가지기 어렵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들 불황 업종에서 인사 승진자가 많다면 이는 기존 임원을 물갈이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원 감축(Cut) 추세도 특징으로 꼽힌다. 오 소장은 “100대 기업 임원 수는 2017년 대비 2018년에 임원 수가 줄었으며 올해도 전년도보다 50명 정도 되는 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효율성을 이유로 2019년 임원 숫자는 대략 6800명 이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임원이 줄어들 경우 직원수도 함께 줄어들 여지도 있다.

젊은 나이에 임원으로 발탁(Early in)됐지만 그만큼 일찍 옷을 벗고나오는(Early out) 이른바 ‘조로(早老)’ 유형 임원도 늘어나고 있다. 오 소장은 “통상적으로 임원 자리에 올라 3년 이내에 물러나는 경우가 50% 가까이 된다”며 “40대나 50대 초반에 임원이 되면 60세를 기준으로 6~7년 먼저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말 그대로 임원은 ‘임시 직원’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일례로 삼성전자에서 2017년 임원으로 활약하다 올해 사라진 50대 초반 임원 수는 30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