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재 시의원, 13억원 쏟아부은 '정조대왕능행차' 허술함만 가득
박기재 시의원, 13억원 쏟아부은 '정조대왕능행차' 허술함만 가득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8.11.0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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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재 서울시의원
박기재 서울시의원

지난달 6일과 7일에 걸쳐 서울시·수원시·화성시가 공동으로 재현한 정조대왕능행차의 허술한 행사진행이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따가운 질타를 맞았다.

서울시의회 박기재 의원(중구2)은 지난 7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피감기관인 문화본부가 13억원을 쏟아부은 정조대왕능행차의 고증 부족, 운영 미숙, 정산 부적정 등을 꼬집었다.

정조대왕능행차는 201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차를 맞았고, 서울시는 창덕궁 출궁의식, 무술공연, 배다리 시도식, 전시관 운영 등을 맡아 2018년 총예산 12억9800만원을 편성했다.

먼저 박 의원은 "정조대왕능행차가 1797년 제작된 ‘원행을묘정리의궤(圓行乙卯整理儀軌)’의 정조 반차도(正祖班次圖)에 따라 재현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나 이번 2018 정조대왕능행차는 행차 순서, 소품, 복식 등의 고증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정조대왕능행차를 기획하면서 6명의 전통문화 전문가의 고증을 마쳤다고 했으나, 행사 당일 정조반차도와 달리 △정조가 혜경궁 홍씨를 앞서 행진한 점 △행차 도중 행렬의 간격과 마필 배치가 잘못되어 현장에서 계속 수정작업이 이루어진 점 △말이 끌어야 할 가마를 사람이 끌고 행진한 점 △통일성 없는 의상 사용과 소품이 부족한 출연진이 다수였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서울구간 행차의 하이라이트인 배다리 구간의 배다리 재현은 플라스틱 플로팅박스를 연결하고, 듬성듬성한 배 배치로 엉성하기 그지없어 배다리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통문화 재현 자문이 6명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증이 철저하지 못했다는 것은 자문단 구성을 잘못했거나 운영이 형식적이었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출연자들의 출연료 지급 지연도 큰 문제로 제기됐다. 행사가 지난지 한 달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대기료가 지급되지 않은 출연자가 47명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문화본부는 이에 대해 보조출연 위탁이 재하청으로 이어져 정확한 지급여부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고 변명했다. 박기재 의원은 재하청에 대한 서울시의 관리 부족을 질타하며 하루속히 출연자들의 출연료 지급을 완료하고 차후 재발방지를 위해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민의 세금 13억원을 쏟아붓고도 시민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면서 “정조대왕능행차가 3년간 계속적으로 사업이 진행되었는데, 예산 절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봄과 동시에 스스로 정확한 평가를 해보고 시민들의 의견도 잘 수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출연료 미지급과 같은 사태는 서울시의 신용도 문제 삼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철저한 고증, 신속한 대응능력으로 행사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세세하게 강구하라”고 서울시의 반성을 촉구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