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현대중공업,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9670억원 자사주는 “몰랐다”
[2018 국감] 현대중공업,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9670억원 자사주는 “몰랐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0.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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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의원 “현금 확보 노력 필요했지만, 돈 되는 사업부서 분사하고 자사주 남겨놔”
강환구 대표이사사장 “3조5000억원 자구책 등 모든 노력 기울여”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사장이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사장이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이 고통을 줄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었음에도 “몰랐다”는 답변을 내놔 총수일가를 위해 아껴뒀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대중공업은 2015년부터 희망퇴직을 발표해왔다”며 “회사가 어려울 때 경영진으로서 합리적 판단은 돈이 되는 부서는 강화하고 소유하고 있는 지분은 배당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2015년~2017년 현대중공업 매출액(파란선)과 영업이익(빨간선) (사진=김성화 기자)
2015년~2017년 현대중공업 매출액(파란선)과 영업이익(빨간선) (사진=김성화 기자)

이어 제 의원은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016년 11월 이사회 결의로 인적분할을 단행하고 이 과정에서 그나마 돈이 되는 사업부서를 분사했으며 지주사에 지분을 배정했다”며 “분사 이후 현대중공업은 매출도 떨어지고 영업이익도 증가세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제 의원이 말하는 돈이 되는 부서는 현대글로벌서비스로 지분은 현대중공업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제 의원은 “현대중공업은 소유하고 있던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지주사에 다 배정했다”며 “(분할 이전)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현대오일뱅크는 딱 한차례 배당하다 지주사로 배정 편입된 이후 대규모 배당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의원은 “2016년 영업이익을 보면 이 시기에 배당을 안할 이유가 없지만 현대중공업은 배당을 요구하지도 않고 지주사에 그대로 배정한 것으로 회사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날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한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사장은 “현대오일뱅크 배당은 2015년부터 (이익이) 발생해 2016년부터 배당이 가능했다”며 사실관계가 틀린 답변을 했다.

현대중공업이 자사주를 처분하는 과정에 대해 제 의원은 “2000년부터 자사주를 취득했고 2009년부터 처분을 시작했다”며 “문제는 경영이 어려워 현금 확보 노력이 필요함에도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전량을 처분하지 않은채 9670억원 남겨놓고서 인적분할 당시 지주사에 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의원은 “지주사로 넘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량 처분했다면 구조조정 노동자 고통이 조금이라도 더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이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 대표이사사장은 “구조조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모든 노력을 취했고 3조5000억원의 자구계획을 내놨다”고 말하면서도 “자사주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답했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