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팍팍한 추석' 보낸다… 기업·개인 후원 '뚝'
취약계층 '팍팍한 추석' 보낸다… 기업·개인 후원 '뚝'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9.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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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적십자 후원 급감…후원 거의 없는 시설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추석 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 불황 탓에 기업이나 개인 후원이 뚝 끊기면서 복지시설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례없는 폭우로 피해를 본 재해 가구에 기업·개인 후원이 집중되며 복지시설 후원이 감소한 지난해와 비교해도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18일 복지시설 등에 따르면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들어온 후원금은 1억9800만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 2억9700만원이 모금된 것과 비교하면 33.3%나 감소한 셈이다.

이 같은 사정은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추석을 앞두고 적십자사를 통해 후원에 나선 기업은 SK하이닉스 단 1곳으로, 하이닉스가 기부한 1억원의 온누리 상품권 중 9000만원어치는 취약계층 900가구에 배분됐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대부분 형편이 나아지면 다시 후원하겠다는 전화만 온다"며 "SK하이닉스의 후원이 없었더라면 이번 추석 취약계층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정의 손길이 줄어든 것은 노숙인·장애인·아동 관련 복지시설도 마찬가지다.

한 노숙인 시설에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지원된 후원물품이 전무하다. 또한 장애인 시설들도 기부금이나 물품 후원이 끊겨 팍팍한 추석을 보내게 됐다.

육아원은 그나마 기업이나 개인의 후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청주시가 추석을 앞두고 접수한 기업·단체의 후원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16년 추석 때는 5건 2240만원의 후원물품을 받았지만, 작년엔 2건 1895만원, 올해 2건 1520만원으로 감소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경제 사정이 어렵다 보니 주변을 돌볼 여유가 없는 것 같다"며 "온 가족이 모여 풍요로움을 나누는 추석이지만 후원이 줄면서 취약계층은 더 힘든 명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