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전력수요 급증…산업부 '탈원전 불똥튈까' 노심초사
폭염에 전력수요 급증…산업부 '탈원전 불똥튈까' 노심초사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7.2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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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전력수요 역대 최대전망…당초 예상보다 빨라
'탈원전 정책'에 불똥 튈까 전력수급관리에 예의주시
연이은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연이은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 전력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5일사이에 올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는 네차례나 경신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 수급관리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2일 서울시 광진구 한전뚝도변전소를 현장 방문해 전력수급 상황을 점검했다. 장마기간이 예상보다 빨리 끝나고 폭염이 지속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데 따른 것이었다. 전력수요는 지난 16일 8630만kW을 넘어 올해 여름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18일과 19일, 20일 차례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20일에는 최대전력이 8808만kW에 달한 반면 공급예비력은 942.2만kW, 예비율은 10.7%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공급예비력이 1000만kW 이상이거나 예비율이 10%가 넘을 때 전력수급이 안정적이라고 본다.

다음주에는 전력수요가 올 여름철 최대치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기존 최대치는 올해 2월 6일 기록한 8824kW였다. 산업부는 당초 올 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8월 2~3주 무렵 8830만kW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음주 전력수요가 이 수준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지난 20일 정정에 나섰다.

산업부는 예상보다 앞서 최대 전력수요를 돌파해도 "공급능력 확충으로 전력예비력 1000만kW 이상, 전력예비율 11% 이상으로 전력수급은 안정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력예비율은 대형발전기 불시고장 등 돌발상황에도 수급관리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공급예비력이 이번주에만 16일(945.2만kW)과 20일(942.2kW) 두차례나 1000만kW를 하회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불똥이 튈 수 있어 더욱 예의주시하는 형국이다. 산업부는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은 장기적인 추세로 친환경 전원믹스로 전환하는 것으로 당장의 전력수급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예비전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탈원전의 영향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부담을 느껴 산업부는 수요감축요청(DR)도 쉽사리 꺼내지 못하고 있다. DR은 대표적인 수요관리 정책으로, 기업이 피크시간에 전기사용을 줄이면 정부가 보상하는 제도다. 지난해 여름에는 두차례, 겨울에는 10차례 DR을 요청했지만 올 여름에는 예비력이 1000만kW 이하이면서 전력수요가 8830만kW를 초과할 경우에 DR을 발령하겠다고 요건을 개정한 바 있다. DR 자체는 지난 2014년부터 도입됐지만 최근에는 탈원전으로 인해 전력이 부족해지니 기업의 전기사용을 통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곤 했기 때문이다. 

때이른 폭염으로 전력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탈원전 정책에 불똥이 튈까 산업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