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불개미 이후①] 붉은불개미 출현에 계속되는 긴장
[붉은불개미 이후①] 붉은불개미 출현에 계속되는 긴장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7.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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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 컨테이너 타고 전세계 확산… 번식력·적응력 뛰어나 토착생태계 혼란 초래
(사진=연합뉴스)
7월 인천항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 부산항에서 처음 발견된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붉은불개미는 몸길이 3~6㎜로 적갈색을 띠고 꼬리 부분에 날카로운 침을 지니고 있는 종이다. 공격성을 띄고 있으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특히 붉은불개미의 여왕개미는 주로 6~9월 매일 1500여 개의 알을 꾸준히 낳을 수 있을 정도로 왕성한 번식력을 가졌다.

이에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은 붉은 불개미를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에 지정했다. 특유의 공격성과 적응력으로 토착 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뛰어난 번식력으로 순식간에 확산돼 완벽하게 방역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붉은불개미의 첫 발견에 정부도 유입차단 관련 긴급 관계부처차관회의를 열어 붉은불개미에 대한 예방 및 대책 방안을 논의하고 올해 1월3일부로 국내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했다.

생태계교란 생물은 붉은불개미처럼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 중 당국이 위해성 평가를 통해 위해가 큰 것으로 판단될 경우 지정된다.

원래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서식하던 붉은불개미는 교통수단과 국가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컨테이너 등을 타고 다른 대륙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 지구촌 전역에서 붉은불개미의 유입이 확인됐다. 이 중에는 우리나라와 국제교역이 많은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도 포함돼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로 유입된 붉은불개미는 이들 나라와의 교역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자를 실은 컨테이너에 붉은불개미가 들어있다가 우리나라의 항만을 통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박수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과 사무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우 지난해 6월 첫 발견된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29회 발견됐으며 대부분 컨테이너를 통해 유입됐다”며 “우리나라 역시도 비슷한 경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인천항 붉은불개미 발견지 현장조사 모습.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항 붉은불개미 발견지 현장조사 모습.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사례는 수입화물에서 2회(고무나무묘목, 대나무)와 컨테이너부두에서 4회(부산항 2회, 인천항 1회, 평택항 1회) 등이다.

지난해 9월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것이 첫 사례로, 당시 정부는 컨테이너 이동을 제한하고 검사 및 소독 후 반출을 허용하는 등 대응에 나섰고 붉은불개미 1000여 마리가 있는 개미집을 제거해 해당 군집의 붉은불개미는 여왕개미를 포함해 모두 사멸시켰다.

이후에도 올 2월과 5월 인천항과 부산 북항 등에서 발견된 데 이어 6월에는 평택 당진항에서도 나오면서 발견지점 5㎞내 인근지역에서 예찰 활동을 진행했다. 이때까지는 모두 일개미들로 번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달 7일에 인천항에서 여왕개미 1마리가 국내 최초로 발견되는 등 총 776마리의 붉은불개미가 발견되면서 다시 한번 붉은불개미의 번식 및 전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박 사무관은 “인천항의 경우 여왕개미가 발견되었지만 군체의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때 아직 초기단계의 군체”라며 “수개미와 공주개미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번식활동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1년이 소요되는 점 등을 발견상황과 같이 고려해볼 때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