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불개미 이후②] 붉은불개미, 목숨 위협하는 ‘살인 개미’?
[붉은불개미 이후②] 붉은불개미, 목숨 위협하는 ‘살인 개미’?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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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있지만 생명에 지장 없는 수준"… 병원 방문해 정확한 처방 받아야
7월 인천항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 군체에 대해 방역당국이 소독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7월 인천항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 군체에 대해 방역당국이 소독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확산 가능성이 낮고 유입 직후 사멸됐다. 그러나 여전히 한반도 내 생태계에 침투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예찰 전담인력을 122명까지 확대해 인근 주위 지역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 국내 34개 항만 지역 야적장 바닥 틈새, 잡초 서식지 등 불개미 서식이 가능한 지역에 연쇄살충 효과가 있는 개미베이트를 살포해 불개미 서식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붉은불개미 유입·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예찰·방제 매뉴얼’에 따라 관계부처와 협력해 예찰조사, 일제소독, 컨테이너 점검강화 등을 실시하고 있다.

붉은불개미의 발견에 방역당국이 이처럼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는 데에는 사람을 공격하는 습성으로 이에 따른 인명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직후 국내 언론들은 붉은불개미의 위험성을 일제히 보도하고 나섰다. 보도된 내용 중에는 미국에서 붉은불개미가 농경지를 훼손하고 전자제품 내부로 침투해 고장의 원인이 되는 등 매년 약 60억달러(6조74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매년 8만 명 이상, 지금까지 총 1400만 명이 붉은불개미에 쏘였고, 이것이 원인이 되 사망한 자가 누적계 100여 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에 붉은불개미를 ‘살인 개미’라고 칭하는 경우도 있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이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박수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과 사무관은 “사람이 붉은불개미의 침에 쏘였을 때 증상은 통증에 이어 가려움증으로 증세가 나타나며, 농포나 세균에 감염될 수 있기도 하나 대부분은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개미 관련 전문가는 “붉은불개미의 독성은 꿀벌보다 약간 높은 정도로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미국의 사망자 통계도 1930년대 첫 발견 보고 이후 누적된 수치로 과장된 측면이 있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붉은불개미에 쏘여 죽었다는 보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붉은불개미. (사진=연합뉴스)
붉은불개미. (사진=연합뉴스)

그렇다고 붉은불개미의 독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들의 독에는 알칼로이드인 ‘솔레놉신’과 펩타이드 독 성분인 ‘포스포리파제’와 ‘하이알루로니다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성분은 심장박동을 느리게 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에 쏘일 경우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느끼고 심한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 증상도 나타난다. 신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나 어린이‧노약자 등에게는 분명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정도다.

즉, 살인 개미라는 표현은 과장이지만 독에 쏘이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된다.

박 사무관은 “붉은불개미는 번식력과 적응력이 뛰어나 방역이 어려운 종이지만 방역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2001년과 2004년, 2006년 세 차례에 거쳐 붉은불개미 유입이 확인됐지만 3년간의 박멸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박멸을 선언한 사례도 있다”며 “농림축산검역본부를 비롯한 국내 방역당국도 붉은불개미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항만, 물류창고 종사자들이 붉은불개미 의심 개체를 발견할 경우 신속히 신고해 달라”며 “붉은불개미에 쏘인 경우에는 대부분 응급의료기관에서 치료가 가능하므로 물리는 경우 병원진료를 받기를 바라며 의료진에게 개미에게 물렸음을 반드시 알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