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한 명이 36곳… 문어발 등기이사 겸직 심각
총수 한 명이 36곳… 문어발 등기이사 겸직 심각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5.3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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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사조·아이에스동서·무림 등 일감몰아주기 사각지대
SM 우오현 회장, 계열사 절반 이상 등재
권민석·박상훈·주지홍 등 총수, 10곳 이상 등기이사로
(사진=CEO스코어)
(사진=CEO스코어)

오너일가 한 명이 수 십 개 기업의 등기이사직을 겸하고 있어 이사회의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

30일 CEO스코어가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오너일가 중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320명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기준 등기이사를 2곳 이상 겸직하고 있는 오너일가는 108명이며 등기이사 등재기업 수는 평균 5.0개다.

1인당 등기이사 겸직기업 수를 그룹별로 보면 SM그룹이 36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안 13.3개, 사조 11.5개, 아이에스동서·롯데·무림 각각 9개, 대성 8.6개, 현대 8.0개, 하림 7.0개, 농심 6.5개 순이다.

이 중 신안, 사조, 아이에스동서, 무림, 대성, 현대, 농심 등 7곳은 공정위가 정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60개 그룹에서 벗어나 있어 이사회의 견제가 더 절실한 곳이다.

오너일가 개인별로 보면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무려 36개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SM그룹은 삼라건설이 전신이며 우방그룹 인수 등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우 회장은 68개 중 절반이 넘는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올라와 있다.

등기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이며 이사회는 의사 결정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다. 이사회 개최 건수가 연간 15차례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10개사 등기이사에 등재할 경우 150회로 이틀에 한 번 꼴로 참석해야 한다. 우 회장의 경우 하루, 한 곳의 이사회를 들린다 해도 일 년으로는 부족하다.

우 회장에 이어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이 17곳, 박상훈 신안 대표가 15곳,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와 박순석 신안 회장이 각각 14곳, 김영훈 대성 회장 13곳, 박훈 휴스틸 사장과 이진철 신안 총괄사장은 각각 12곳, 김정주 대성홀딩스 사장 11곳,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10곳 등 10명이 10개 이상 계열사 등기이사를 겸직중이다.

이 외에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주진우 사조 회장, 이도균 무림 전무 등 4명이 각 9곳에 등재돼 있으며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김요한 서울도시가스 부사, 서준혁 대명홀딩스 사장, 현정은 현대 회장 등 5명은 각각 8곳, 조양호 한진 회장과 김홍국 하림 회장, 신동원 농심 부회장 등 3명이 각각 7곳으로 과다겸직 수준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