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판문점-싱가포르-워싱턴 '쓰리트랙' 실무 협상
북미, 판문점-싱가포르-워싱턴 '쓰리트랙' 실무 협상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5.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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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트랙 북미 실무협상… 주말 워싱턴서 김영철-폼페이오 회담 가능성
美, 대북 추가 제재 무기한 연기키로… 靑 "미국과 매일 소통하고 있다"
6·12 북미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회담 미국 측 대표단의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왼쪽부터),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을 태운 차량들이 각각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나서고 있다. 이날 앨리슨 후커 보좌관은 SUV 차량으로,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랜달 슈라이버 차관보은 함께 세단 차량을 타고 호탈을 빠져나갔다. (사진=연합뉴스)
6·12 북미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회담 미국 측 대표단의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왼쪽부터),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을 태운 차량들이 각각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나서고 있다. 이날 앨리슨 후커 보좌관은 SUV 차량으로,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랜달 슈라이버 차관보은 함께 세단 차량을 타고 호탈을 빠져나갔다. (사진=연합뉴스)

6.12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결정할 실무협의가 싱가포르와 판문점에서 투트랙으로 열리는 가운데, 조만간 미국 워싱턴에서 막판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미국은 다음 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투트랙'으로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미 양측은 지난 27일에 이어 29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마주앉아 의제 등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지난 27일 첫 논의 결과에 대해 본국 정부에 훈령을 요청하는 절차를 거쳐 28일 하루를 건너뛰고 이날 다시 만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양측이 이날 비핵화 방식 및 체제안정 보장과 같은 핵심 의제에 대해 입장 접근이 이뤄지면 정상회담 준비가 한층 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 김정은 정권의 체제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등을 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에 대한 큰 틀에서는 합의를 끝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론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 정부는 북미정상회담 재추진에 따라 북한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WSJ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추가 대북제재가 무기한 연기됐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르면 29일 추가 대북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급반전 끝에 북미정상회담이 재추진되면서 대북제재를 미루는 쪽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WSJ은 설명했다.

WJS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새로운 주요 제재를 연기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정상회담을 되살리려는 양측 간의 분주한 움직임의 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무산될 뻔한 북미정상회담을 되살리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싱가포르에서도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副) 비서실장 간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개최 일정과 장소, 의전, 경호 등 실무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투트랙 협의'를 통해 북미정상회담의 내용과 형식에서 일정 정도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미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협의가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말을 전후로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회담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으며, 30일 오후 베이징발 워싱턴행 항공기 탑승객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철-폼페이오 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청와대는 북미 간 실무접촉의 진행상황은 물론 물밑에서 양측과 긴밀하게 공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과는 매일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