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ID' 실현 기대감 커져… 美, 더한 결정적 선제조치 요구할 수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할 예정인 데 대해 한미가 환영입장을 밝히면서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되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의 비핵화(PVID)’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12일 오는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비 인원들과 연구사들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또 폐기 행사에 남측을 비롯, 중국과 미국, 영국과 러시아 기자단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핵실험장 폐쇄는 북한의 미래핵을 제거하는 조치의 하나다.
지난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의 첫걸음인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13일 "남북정상회담 때의 약속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며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두 나라 지도자 사이에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여러 나라의 언론인을 초청한 것을 핵실험장 페기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며 "풍계리 갱도를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핵없는 한반도를 향한 여정의 첫 축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이 6월 12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달에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감사하다. 아주 영리하고 정중한 제스처"라는 글을 남겼다.
북한의 이번 조치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는 셈이다.
특히 북한의 이번 조치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북한의 비핵화 일정표 등을 두고 북미 간 '신경전'이 노출됐지만 북한의 잇따른 선제조치로 낙관론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장하는 PVID가 실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는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의 비핵화(PVID)를 이룩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PVID에 대한 질문에 "과거처럼 여러 단계로 쪼개서 하지 않겠다는 것", "북한이 핵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보장하느냐의 문제"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과거에 처했던 것과 똑같은 지점으로 귀결되지는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취해져야 할 행동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VID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일 취임식 인사말에서 사용하면서 본격 거론되기 시작됐다.
기존 CVID의 '완전한'(Complete)을 '영구적'(Permanent)으로 대체하면서 비핵화의 허들을 한 단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긍정적 조치를 보이면서 한 단계 높인 비핵화에도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PVID를 실현하기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를 뛰어넘는 결정적인 선제적 조치를 북한에 요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선체적 조치의 수위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의 범위 등을 둘러싸고 북미 간 기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