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줄었다지만 ‘고용의 질’ 개선 아직 멀었다
비정규직 줄었다지만 ‘고용의 질’ 개선 아직 멀었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5.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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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사이 공공기관 비정규직 22.1% 감소
무기계약직·외주인력도 2만여명이나 늘어
도공·인천공 등 정규직 전환 ‘꼼수’ 의혹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은 감소했지만 고용의 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9일 CEO스코어가 알리오에 공시된 국내 361개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고용인원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기준 45만6826명으로 2017년 43만1080명에 비해 2만5746명, 6.0% 늘었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같은 기간 정규직은 1만2355명, 4.3% 늘었고 비정규직은 8295명, 22.1% 감소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가 시행 중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기간의 제한이 없어 통계상 정규직으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으로 여겨지는 무기계약직이 1만1371명, 48.3%가 늘었으며 소속외인력, 즉 외주인력도 1만315명 늘었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무기계약직이 1391명, 외주인력이 5244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정규직 전환의 꼼수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기계약직까지 정규직으로 분류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늘어난 정규직 숫자는 1만3411명이다.

소속외인력의 경우 한국도로공사는 8950명, 전년 대비 2243.1%를 늘렸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1823명, 26.5%가 증가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1080명, 124.1%로 뒤를 이었다.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비정규직은 114명 줄었지만 늘어난 고용인력의 중 소속외인력이 99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비정규직 감소분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웠다. 마사회는 지난 1년 사이 비정규직이 2086명 줄어드는 동안 무기계약직은 1883명, 외주인력은 67명이 증가했다. 코레일테크 역시 비정규직을 859명 감축하는 대신 한 명도 없었던 무기계약직이 539명이나 늘었다. 한국체육산업개발도 늘어난 무기계약직 수가 799명이나 된다.

비정규직 인원 감소 상위 10곳 중 중소기업은행과 한국농어촌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8곳이 모두 무기계약직과 소속외인력을 정규직보다 크게 늘렸다. 범위를 20위까지 확대해도 서울대학교병원, 한국철도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 등 5곳만이 줄어든 비정규직 수보다 늘어난 정규직 수가 많았다.

정규직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국민건강보험공단 1062명(7.9%) 근로복지공단 786명(14.6%), 한국철도공사 549명(2.0%)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