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눈덩이 조양호 회장 평창동 자택 3차 압수수색
의혹 눈덩이 조양호 회장 평창동 자택 3차 압수수색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5.02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세청, ‘비밀의 방’ 제보·증거인멸 의혹 등 확인 위해
해외서 개인카드 사용 ‘0’… LA 별장 가구 탈세 의혹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물벼락 갑질' 논란으로 시작된 경찰과 관세청의 전방위 수사가 한진그룹 오너 일가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조양호 회장과 부인, 자녀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2일 오전 11시20분부터 조사관 15명을 투입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 등 3명이 거주하는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앞선 2차례 수색에서 미처 확보하지 못한 자료를 추가 확보하는 한편 조 회장 자택 내 공개되지 않은 ‘비밀 공간’이 있다는 추가 폭로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부 언론의 증거 인멸 의혹 제기도 3차 압수수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일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연합뉴스에 "조 회장이 소유한 미국 별장에는 값비싼 가구들이 즐비하다"며 "이 가구들은 대한항공 세계 각 지점에서 구입해 미국 별장으로 보낸 것으로 안다"고 제보했다. 이 제보자는 "한국에서처럼 미국에서도 고가의 가구를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LA 공항에서 세관 검사를 피했다”며 “미국에서도 대한항공 직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개인 물품에 대한 관세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이 별장은 수영장이 딸린 고급 빌라 형태로, 내부 인테리어를 고급가구 등으로 호화롭게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일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조 회장의 해외에서 카드 사용액이 0원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관은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세관을 거치지 않고 해외 명품을 밀반입했다는 의혹에 따라 이들의 개인 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점점 수사의 칼날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한편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이번 미국 LA 별장 고급가구 밀반입 의혹과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혀 없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대한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조양호 회장은 지난 200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뉴포트 코스트에 개인 자금과 은행융자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별장을 구입했다"며 "별장 내 가구와 테이블, 주방기구 등은 전 소유자로부터 인수받았다"고 설명했다. "침대 등 일부 가구는 미국 내에서 자비로 구매했으며 고급가구를 밀반입한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조양호 회장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혀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은 해외출장 시 숙박비 등 소요 경비는 법인카드로 직접 결제하고 외부 인사와의 비즈니스 미팅 시 발생하는 비용도 법인카드로 계산했다"며 "지점을 방문해 지점 직원들과 식사할 경우 본인의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지점 법인카드로 결제한 바 있으며 이는 정상적인 처리다"고 강조했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2008년 12월 LA 인근 부촌 지역에 고급 별장을 마련했다. 당시 593만달러, 한화 63억7000만원 상당에 별장을 사들이면서 400만달러, 한화 42억9000만원을 은행융자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