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늑장 대응 의혹' 제천 참사 구조상황 재연
경찰, '늑장 대응 의혹' 제천 참사 구조상황 재연
  • 신재문 기자
  • 승인 2018.04.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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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막탄·방화복·산소통 등 사용… "구조 가능성 확인"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수사중인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가 25일 사고 현장에서 화재 당시 구조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수사중인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가 25일 사고 현장에서 화재 당시 구조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와 관련,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가 화재 현장에서 구조 상황을 재연했다.

수사본부는 25일 지방청 과학수사대 등 25명을 동원해 화재 발생 당시 소방관들의 현장 도착시간과 건물 진입 가능시간대 등을 면밀히 조사했다.

현재 경찰은 화재 당시 구조대가 도착하자마자 비상구 등 건물 출입 통로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희생자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수사요원 2명은 직접 방화복과 산소통을 매고 현장 진입 상황과 인명을 구출하는 시뮬레이션을 펼쳤다. 화재상황과 비슷하게 연막탄도 터뜨렸다.

경찰은 초시계를 가지고 이들이 화재 발생 건물 주위를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을 면밀히 확인했다. 검찰과 유족, 시청 관계자도 나와 이를 지켜봤다.

희생자들이 몰려있던 2층 여성 사우나로 구조대가 신속히 진입했다는 가정 하에 구조하는 과정을 검토했다.

또 경찰은 희생자들이 쓰러진 위치마다 경찰관들을 배치했다. 이는 구조대가 재빠르게 2층으로 진입, 희생자들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웠다면 희생 규모를 줄일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입건된 제천소방서 A 지휘조사팀장이 화재 현장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 않았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그의 동선도 확인했다. A 팀장은 현장에서 직접 재연을 지켜봤다.

경찰 관계자는 "구조부실 논란이 제기된 소방 구조대가 적절하게 대응했다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구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 현장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1일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신아일보] 신재문 기자 jm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