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노사, 구조조정 팽팽한 ‘줄다리기’
STX조선 노사, 구조조정 팽팽한 ‘줄다리기’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4.0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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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파업 후 첫 협상…입장차만 확인 30분 만에 종료
사측 “9일까지 노조확약서 제출 않으면 법정관리 단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STX조선해양의 노사가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일 장윤근 대표이사와 고민철 노조 지회장 등 노사 양측 대표는 이날 오전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입장차만 확인한 채 30분 만에 종료되고 말았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구조조정에 반발한 노조가 지난달 26일 전면파업에 들어간 이후 처음이다.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구조조정안 제출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닥침에 따라 양측이 타협안을 찾으려는 노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법정관리를 피하려면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수준의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반면 노조는 인력감축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과 노사확약서 제출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1차 협상이 진전없이 끝난 이날 오후 STX조선 노조는 노조원들이 점거한 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력 구조조정 없는 노사 자율교섭을 촉구했다.

고민철 지회장은 "인적 구조조정을 중단하지 않으면 전면파업과 민주당 경남도당 점거농성을 무기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STX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8일 STX조선 처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을 포함한 자구안과 이에 동의하는 노조확약서를 4월 9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노조확약서 제출 시한을 어기면 법정관리로 넘기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을 맞추려면 이 회사 생산직 690여 명 중 500여명이 퇴직하거나 협력업체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사측이 받은 희망퇴직·아웃소싱 신청자는 115명에 불과하다. 남은기간 동안 약 400명에 가까운 인원을 더 줄여야 하는 셈이다. 

한편 STX조선은 노조와 협상 제의를 기다리며 자구계획안을 준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