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보복 시작되나…한미일 향한 '페놀 반덤핑 조사' 착수
中 무역보복 시작되나…한미일 향한 '페놀 반덤핑 조사' 착수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3.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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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한 반격… 또 고래싸움 사이 새우 꼴
"미국 옥죄기 전초전" vs "적정수준에서 타협 시도할 것"
한미일 수입 페놀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발표한 중국 상무부.(사진=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한미일 수입 페놀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발표한 중국 상무부.(사진=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중국이 미국과 한국, 일본 등에서 수입되는 페놀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실시한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석유천연가스와 장춘화공 등 자국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한미일 3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태국에서 수입되는 페놀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 중국 상무부의 발표는 자국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한 반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 최대 600억 달러(한화 약 64조8000억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중국이 곧바로 30억 달러(한화 약 3조2400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며 맞대응한 데 이어 이번 페놀 반덤핑 조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국을 주 타깃으로 겨냥했으나 한국과 일본 등도 함께 조사 대상에 포함돼 또다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향후 수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중국 측 무역보복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분석한다. 중국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콩, 항공기 등을 옥죄기에 앞서 미국을 포함한 페놀 수출국가들을 대상으로 전초전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와 달리 단지 '자극용 카드'라고 보는 관점도 있다.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 또한 미국과 무역전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미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미국을 자극하면서 적정 수준의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월 자국 업체들로부터 이들 국가에서 수입되는 페놀에 대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중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반덤핑 조례에 따라 반덤핑 조사를 하기로 26일 결정했다.

중국 기업들은 상무부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미국과 한국 등에서 수입된 페놀이 중국 시장에서 정상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서 판매, 중국산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이익이 줄어드는 등 실질적인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