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체 '발등에 불'…美, 철강 25%·알루미늄 10% 관세 부과
철강업체 '발등에 불'…美, 철강 25%·알루미늄 10% 관세 부과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3.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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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주 행정명령 서명… 대상 국가는 아직 ‘안개 속’ 
융커 EU집행위원장 “미국 산업 보호 위해 노골적 개입”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철강 업계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철강 업계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대미 철강 수출 국가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53% 관세 대상국에 포함돼 있었던 우리나라로서는 최악의 경우는 피했지만 그래도 타격이 없지는 않다.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업계 최고경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외국 업체들이) 우리 공장과 일자리를 파괴했다”면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또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10%의 관세를 부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관세율은 지난 18일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보고서에서 제안된 철강 24%, 알루미늄 7.7%의 관세율 보다 높게 설정한 것이다.

아직 일부 국가가 대상인지 아니면 모든 국가에 부과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공개된 미 상무부 보고서에는 해당 관세율을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이 제시돼 있다. 

상무부 보고서 발표 직후 일본, 캐나다, 독일, 영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53%의 고율 관세 대상 국가에 포함돼 양국 동맹관계를 우려한 목소리가 나왔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일률적 관세 부과를 결정한다면 이번 조치가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었음이 명백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다음 주 행정명령에 공식적으로 서명할 예정이다. 무역확장법에 근거한 기한인 4월11일 보다 한달 빠른 움직임이다. 그만큼 무역 규제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고율 관세 조치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해 관련 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7년 대미 철강 수출은 354만2527t, 3조5259억원 규모다.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4년 571만571t, 5조6266억원과 비교해 38% 감소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재의 88%가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 받고 있으며 원유나 셰일가스 채취에 사용하는 유정용 강관(OCTG)은 미국 수출량이 절대적이다.

중견 철강업체 넥스틸은 유정용 강관 수출을 위해 미국 휴스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알려진 직후 미국 내·외부에서 이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이 조치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이 국내 산업을 보호하려고 노골적인 개입을 보여주는 것이자 어떠한 국가안보 정당성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 언론매체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정부 및 백악관 내 고위 관계자 중 고율 관세 조치에 찬성한 인사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뿐이다.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은 완강하게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