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6명 "직장 내 괴롭힘 당한 적 있어"
직장인 10명 중 6명 "직장 내 괴롭힘 당한 적 있어"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3.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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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낮을수록 피해↑…상담 등 제도적 장치無
"정부, 가이드라인 배포한 후 입법 추진해야"
(자료사진=신아일보DB)
(자료사진=신아일보DB)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6명은 과거 5년간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폭행·모욕 등 신체적·정신적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이 30인 이상 사업체에 종사하는 만 20세 이상∼50세 미만 근로자 25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한 결과,  66.3%가 과거 5년간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성별로는 남성 68.2%로 여성(64.3%) 보다 직접적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 비율이 더 높았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평균 가계소득이 월 200만원 미만일 때 괴롭힘을 경험한 사례가 74.0%인 반면 소득 규모가 늘면서 점차 줄어 700만원 이상은 59.9%로 나타났다.

괴롭힘을 당한 유형으로는 협박과 명예훼손, 모욕, 폭언 등 ‘정신적인 공격’이 2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 외적인 일과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는 등의 ‘과대한 요구’(20.8%), 소외·무시 등 ‘인간관계에서의 분리’(16.1%) 순이었다.

과거 5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목격했거나 상담했다는 ‘간접 경험’ 응답은 80.8%에 달했다.

가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7.4%였다. 이중 65.5%는 자신의 가해 행위에 대해 회사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하도록 지도했으나 34.5%는 전혀 문제를 삼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상담이나 자문할 제도적 창구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었다. 

응답자의 40.1%는 '상담 창구가 설치돼있지 않다'고 답했고, 14.5%는 '그런 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국노동원 김근주 연구위원은 “한국의 직장 내 괴롭힘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외국 사례에 비춰볼 때 정부가 우선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자율적 규제를 유도한 뒤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입법을 추진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