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北김영남 일대일 만남 성사될까
文대통령-北김영남 일대일 만남 성사될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2.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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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방남 환영… 고위급 당국자간 대화 등 소통기회 준비하겠다"
북미간 자연스러운 접촉 이어지면 '한반도 운전자론' 힘 받을 듯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방남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별도 회동자리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김 위원장 방남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김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따뜻하고 정중하게 맞을 것이며 남북고위급 당국자 간 대화 등 다양한 소통기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의 면담 계획과 관련해서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어젯밤 늦게 통보받았고, 오늘 대통령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어떤 수위에서 어떤 내용을 갖고 만날 것인지 현재 논의 중이어서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한 뒤 처음으로 북측 인사를 만나는 게 된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 위원장이 남측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개회식에 앞서 열리는 공식 리셉션에 참석할 것"이라며 "북한에서 실질적으로 내려올 수 있는 가장 고위급 인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정상회담'으로 칭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영남 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남북 간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고있다"며 "이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 상임위원장이 명목상이라고 해도 북한 헌법상 행정부 국가수반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일대일 면담 등을 갖게 될 경우 남북정상회담 급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 세계 정상급 인사가 모이는 평창올림픽에 국가수반을 보내 격을 맞추고 이를 통해 북한이 정상국가임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북미간 자연스러운 접촉도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의 발언으로 볼 때 (북미대화에) 소극적이고, 지금까지 해온 압박과 제재를 계속한다는 자세에서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며 "(북미대화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닫아놓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정치적 역동성이 발휘되기를 소망한다는 정도로 봐달라"고 부연했다.

현재까지 북한과의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자연스러운 계기를 통해 조우 형식으로 대화를 나눌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 물꼬를 트고 이를 북미 대화로 이어지게 하는 셈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석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28년생으로 올해 90세인 김 위원장은 김일성 시대 북한 외교부장, 김정일 시대 북한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국가수반 역할,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당 최고 핵심기구인 정치국 상임위원에 임명된 바 있다. '김씨 왕조' 3대에 걸쳐 북한의 외교 부문을 총괄해온 2인자라는 평이 나온다.

북측은 전날(4일) 밤 통지문에서 김 위원장을 단장으로 단원 3명, 지원인원 18명으로 구성한 고위급 대표단이 오는 9~11일 남측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