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각 등 은행 자구 노력 필요”
“자산 매각 등 은행 자구 노력 필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08.10.06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만수 장관 “외환보유 2397억 달러 세계 6위 수준”
전광우 위원장 “국책은행 민영화에 외자 유입 검토” 시중 은행장들 “올 연말까지 외화유동성 문제 없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은행이 외환당국의 지원에만 의존하는 도덕적 해이는 없어야 한다”며 “해외자산을 조기에 매각하는 등 은행 스스로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대기업들이 해외 외국은행에 맡겨두고 있는 외화예금을 국내로 들여와 국내은행에 예치하도록 은행장들이 발 벗고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과 관련해 “미국 구제금융 법안이 지난 3일 하원을 통과했지만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은행의 외화유동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외환보유액은 2397억 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이며 안전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돼 거의 100% 즉시 사용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정부는 스왑시장에서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무역금융 재할인 등을 통해 시중은행에 외화유동성도 공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장관은 은행의 모럴 해저드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번 외화유동성 공급이 금융기관들의 모럴 해저드를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외화유동성 공급시 자구노력을 기울이는 은행을 우대하고 모럴 해저드가 있는 은행에 대해서는 페널티 금리를 부과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금융기관과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과 국민의 동참도 필요하다”며 “기업들이 앞장서 수출을 늘리고 해외직접투자를 유인하는 한편 우리 국민들도 외화낭비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한 외화유동성 확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 금융위원장은 은행장 간담회에서 “상대적으로 사정이 좋은 국책은행들이 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해 해외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동시에 국책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외자가 유입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국내 시중은행들의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 위원장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은행에 예치한 외화자금이나 해외교포 외화예금을 우리은행으로 유치하는 등 외화유입을 증가시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일부 은행들이 매입외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국내 기업의 수출 업무에 차질을 가져와 장기적으로 외화 유동성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외화를 유치해 기업과 은행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시중 은행장들은 이날”은행들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왔기 때문에 올 연말까진 외화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강만수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은행장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행장들이 모든 은행들은 외화자산을 매각하고 외화예금 유치, 차입 등을 통해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왔기 때문에 올 연말까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전했다.

아울러 “은행들이 해외자산 매각, 국내 기업의 해외자금 유치 등 외화유동성 확충을 위한 자구 노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개별 은행장들은 러시아의 경우 5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통해 개별은행 기업을 지원한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은행들에 대한 정부와 한은의 적극적인 외화유동성 공급을 주문했다”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