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北, 금강산 합동문화공연 취소 통보… 정부 "매우 유감"
(종합)北, 금강산 합동문화공연 취소 통보… 정부 "매우 유감"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8.01.30 0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 "남한 언론서 모독 여론 확산"… 다른 이유 가능성
정부 "남북 모두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강조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사전점검 차 방북한 우리측 선발대가 지난 23일 금강산 문화회관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사전점검 차 방북한 우리측 선발대가 지난 23일 금강산 문화회관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북한이 내달 4일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 29일 오후 10시10분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일방적으로 행사를 취소하는 이유로 북한은 남측 언론을 지목했다.

북한은 우리측 언론이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특히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즉, 남측 언론이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석을 통해 '평화 공세'를 하면서도 열병식으로 군사 위협을 한다고 비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북한이 밝힌 내부 경축행사는 2월8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건군절' 열병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일방적인 통보를 두고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언급한 이유 외에 다른 배경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우선 우리 정부가 경유 반입 등을 놓고 미국 등의 협조를 구하는 것에 불만을 가졌을 수 있다. 또 '제재 논란'에 휩싸인 우리 정부를 배려해 선제적으로 취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어렵게 남북관계 개선에 첫 발을 뗀 상황에서 남과 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은 바람직한 남북관계의 설정을 위해서라도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북한이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 점검단을 20일에 파견한다고 했다가 당일 밤늦게 아무런 설명 없이 이를 '중지'한다고 알렸을 때는 유감 등을 표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남북이 합의했던 다른 행사들도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합동문화공연도 우리측 선발대가 지난 23∼25일 금강산 지구 등을 둘러보면서 차질 없이 준비 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북한이 돌연 취소 통보를 보냈기 때문이다.

남북은 우선 이르면 3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삼지연관현악단 140여 명으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이 내달 6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해 8일 강릉아트센터,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올림픽 개막 이틀 전인 내달 7일에는 응원단 230여 명과 태권도시범단 30여 명 등이 경의선 육로로 내려온다. 태권도시범단은 서울과 평창에서 시범공연을 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