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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가상화폐 거래소 고객돈 유용·마약대금 반입 정황 포착
금융위, 가상화폐 거래소 고객돈 유용·마약대금 반입 정황 포착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01.23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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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가상화폐 거래소 현장점검 결과 발표
계좌 관리 부실·투자사기·검은돈 세탁 정황도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세번째)이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현장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세번째)이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현장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를 거래하기 위해 고객들이 거래업소에 맡긴 돈이 거래소 대표이사나 임원 계좌로 흘러가거나 가상화폐 취급소를 통해 마약대금 등 불법자금이 국내로 반입된 정황이 발견됐다.

하지만 거래소에 발급한 가상계좌가 다른 거래소에 재판매되고, 가상화폐 거래자의 개인 거래를 장부로 담아 관리하는 일명 '벌집계좌'가 횡행하는 데도 은행이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감독원이 은행권과 가상화폐 취급업소 등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같은 의심거래 사례들이 보고됐다고 23일 밝혔다.

금융당국이 발견한 가장 심각한 사례는 가상화폐 거래 고객의 자금을 거래소 대표자나 임원 명의의 계좌로 이체한 사례다.

A거래소는 5개 은행 계좌로 이용자의 자금을 모아 A사 명의의 다른 계좌로 109억원을 보낸 후 이 중 42억원을 대표자 명의 계좌로, 33억원을 사내이사 명의의 다른 은행 계좌로 보낸 사실이 적발됐다. 당국은 횡령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한 여러 은행의 계좌를 통해 가상통화 거래소 임원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후 다른 가상통화 취급업소의 여러 계좌로 이체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거래는 사기나 횡령, 유사수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법인계좌에서 거액자금이 여타 거래소로 송금되는 경우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법인과 거래소의 자금이 뒤섞일 수 있고 자금세탁 관리도 어렵다.

여기에 마약대금 등 불법자금 국내 반입 정황과 가상화폐 투자 명목으로 일반인들을 속여 자금을 모아 투자한 사례도 다수 적발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가상화폐는 익명성·비대면성으로 인해 마약거래 등 불법거래에 이용되고 가상화폐 취급업소를 통해 현금화되는 등 자금세탁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해 왔다. 

실제 마약대금 등 불법자금이 가상화폐 취급업소를 통해 국내로 반입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설명이다. 

당국은 가상통화 거래소 계좌에서 단기간에 수십억원의 자금이 특정 개인 또는 특정 법인 명의 계좌로 이체된 후 현금 인출된 사례를 적발했다.

이는 마약 대금 등 불법자금을 국내로 반입했거나 수출대금을 과소신고한 후 가상통화로 대금을 지급하는 조세포탈 및 관세법 위반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은행 역시 가상계좌 관리 과정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와 가상통화 담당 부서 간에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했고 가상통화 취급업소나 가상통화 거래가 빈번한 고객을 '고위험' 고객으로 분류하지 않은 사례가 상당수 나왔다.

법인 고객에게 가상계좌를 발급해야 할 때 지켜야 할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심지어 가상화폐 거래소끼리 가상계좌를 사고판 경우도 있었다.

일부 은행은 가상통화 취급업소임을 밝혔음에도 강화된 고객확인(EDD) 절차를 수행하지 않았고, 가상통화 거래와 무관한 업종의 법인이 가상통화 관련 금융거래를 위해 계좌를 개설했음에도 이를 식별하지 못했다.

가상화폐 투자 명목으로 일반인들을 속여 자금을 모아 투자한 사례도 있었다.

특정 개인이 다수의 일반인들로부터 이체 받은 자금을 가상통화 취급업자에게 송금 후 다시 특정 개인이 가상화폐 취급업소로부터 자금을 이체 받아 다수의 일반인들에게 송금했다.

당국은 가상통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을 상대로 수익률 등에 대한 정보를 기망하는 사기, 유사수신행위 등을 의심했다. 

가상통화 채굴기 투자 명목 등으로 일반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경우도 보고됐다. 해외 송금 실적이 전혀 없는 일반인들이 컴퓨터 수입 대금으로 해외 법인계좌에 자금을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상통화 취급업소에대해 높은 수준의 주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규정했다.

[신아일보] 우승민 기자 smwoo@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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