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로 따뜻해지는 성북구
8년째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로 따뜻해지는 성북구
  • 이준철 기자
  • 승인 2018.01.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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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곡2동주민센터에 20kg 포장 쌀 300포대 기부
(사진=성북구)
(사진=성북구)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 해 1200여만원 상당의 쌀 300포를 기부하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서울 성북구 지역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2일 구에 따르면 올해도 어김없이 월곡2동주민센터에 익명의 기부자가 보낸 20kg 포장 쌀 300포대가 도착했다.

지금까지 벌써 8년째 전달된 쌀의 양은 총 2400포로, 시가 1억20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얼굴 없는 천사를 따라 나눔에 동참하는 주민도 늘었다. 나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쌀과 금일봉은 물론 맞춤형 생활소품을 직접 만들어 기부하기도 했다.

인근 동아에코빌아파트 주민들은 천사의 쌀을 나눔 받는 이웃 대부분이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만큼, 사전에 주민센터를 방문해 의견을 나누고 맞춤형 미니식탁 11개와 도마 11개를 준비했다.

월곡2동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하광용 통장은 얼굴 없는 천사에게 지고 싶지 않다며 쌀10kg 100포와 라면 50박스를 전했다. 지역 어르신들도 나섰다. 상월곡실버센터 관계자와 어르신 100명은 1인당 1만원씩 마음을 모아 성금 100만원을 보탰다.

김종호 월곡2동장은 “8년간 이어진 천사의 선행이 알려지자 이웃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나눔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쌀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초수급자와 저소득 틈새가정 등에 골고루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배 구청장은 “소외된 이웃들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고독감으로 인한 고통이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많다”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 곁에 마음 따스한 이웃들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줄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