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대공분실터 등 인권현장 6곳, 동판으로 기억한다
남영동 대공분실터 등 인권현장 6곳, 동판으로 기억한다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8.01.1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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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건대항쟁·빙고호텔 터에도 동판 설치
서울 시내 인권현장 바닥동판 45개로 늘어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다 숨진 남영동 대공분실 터 등 인권현장 6곳에 동판이 설치돼 역사에 기록된다. (사진 제공=서울시)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다 숨진 남영동 대공분실 터 등 인권현장 6곳에 동판이 설치돼 역사에 기록된다. (사진 제공=서울시)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불을 지핀 박종철 열사의 경찰 고문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 터에 '인권현장'이었음을 나타내는 바닥 동판이 설치됐다.

시는 11일 남영동 대공분실 위치의 바닥에 국가 폭력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역삼각형 형태의 동판(가로·세로 35㎝)을 설치했다고고 밝혔다.

박종철 열사는 지난 1987년 1월14일 대공분실에서 경찰 고문을 받다가 숨졌다. 당시 경찰은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황당한 발표로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 조작하려 했다.

현재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은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시는 근현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인권 탄압이 발생했던 곳과 탄압에 맞서 싸운 인권수호 현장에 바닥 동판을 설치하고자 남영동 대공분실 이외에도 △10·28 건대항쟁 자리 △민주인사 등에게 고문수사를 했던 국군보안사 서빙고분실 터 △미니스커트·장발 단속 등 국가 통제를 상징하던 곳인 명동파출소 △부실공사와 안전관리 소홀로 사상자 49명을 낸 성수대교 등에도 설치했다.

'10.28 건대항쟁'은 건국대에서 전개된 민주화 항쟁으로, 1525명이 연행되고 1288명의 학생이 구속된 단일 사건 최다 구속 기록을 갖고 있다.

또 국군보안사 서빙고분실은 남영동 대공분실과 함께 악명 높은 고문수사시설로 꼽히는 곳이다.

이외에도 일제강점기 기생들의 수입을 착취하고 여성 인권을 탄압한 '한성권번' 터에도 바닥 동판이 설치됐다. 

이번 설치로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인권현장 바닥 동판은 총 45개로 늘었다.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은 “동판이 설치된 인권현장을 시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탐방할 수 있도록 도보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