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 “러시아, 발전된 ‘점유축구’를 해야 했다”
히딩크 감독, “러시아, 발전된 ‘점유축구’를 해야 했다”
  • 김미소기자
  • 승인 2008.09.25 1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 간 모든 것을 바꿔야 했다.

” 러시아를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4강에 올려 놓은 ‘마에스트로’ 거스 히딩크 감독(62·사진)이 팀을 지도해온 고충을 털어놓았다.

로이터통신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막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08 기술분석회의’에 참석해 발표자로 나선 히딩크 감독의 발언을 전했다.

이번 회의에 발표자로 나선 히딩크 감독은 “나는 러시아의 경기 스타일을 모두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6년 부임 당시 러시아는 빠른 축구를 구사했지만 효율성은 떨어졌다.

경기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옛 소련 시절 유럽을 호령했던 러시아는 개방 이후 급속한 경기침체로 축구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밖에 없었고, 이는 대표팀의 국제무대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신흥재벌들이 탄생하며 자국리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6년 호주대표팀을 2006독일월드컵 16강에 올려 놓은 뒤 러시아 출신 재벌로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후원을 받아 러시아 사령탑에 올랐다.

히딩크 감독의 지도 속에 힘을 키워온 러시아는 유로2008에서 로만 파블류첸코, 안드레이 아르샤빈 등 스타들을 탄생시키며 4강에 진출, ‘히딩크 매직’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는 발전된 점유 축구를 펼쳐야 했다.

우리는 그것을 ‘집단역습’이라고 부른다.

집단역습은 단지 상대 진영으로 공을 보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짧은 패스를 통해 상대 골문까지 빨리 공격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8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놓은 것을 시작으로 2002한일월드컵 4강(한국), 독일월드컵 16강(호주) 등을 이루며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오른 히딩크 감독은 “현대축구는 더욱 짧은 시간과 좁은 공간 속에서 선수들에게 플레이를 요구한다.

그 강도는 지난 10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2010남아공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반드시 살아 남아 러시아와 함께 또 한번 월드컵 무대를 밟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는 독일, 웨일스, 핀란드 등이 포함된 굉장히 어려운 조에 속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본선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