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해빙무드’ 맞아?… 한국산 배터리 또 보조금 제외
한·중 ‘해빙무드’ 맞아?… 한국산 배터리 또 보조금 제외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8.01.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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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 ‘모범규준 인증 제도’ 통과 못해…현지 판매 ‘산 넘어 산’

지난해 10월 말 한중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꼬인 양국 관계 회복에 합의했지만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는 훈풍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지난달 29일 ‘2017년 12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목록’을 발표했지만 한국산 배터리를 채택한 차량은 없었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차량 가격의 최대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현지 판매가 매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삼성SDI, LG화학 등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지난 2016년 12월29일 이후 보조금 명단에서 빠지고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오전에 전기차 보조금 지급 차량을 발표하면서 한국 업체 배터리 장착 모델 4개 차종을 포함했다가 오후에 이를 삭제한 뒤 수정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이번까지 관련 목록을 발표할 때마다 한국 업체 배터리 장착 차량은 제외하고 있다.

더군다나 한국 업체는 중국 정부가 지난 2016년부터 시행하는 ‘모범규준 인증 제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 2016년 6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서 탈락한 뒤 5차 심사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5차 심사신청을 받지 않으면서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국 업체들이 난항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이들 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중국 자동차마저 보조금 지급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가 중국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중이 사드 갈등을 봉합하기로 했지만 배터리 업계에 양국 합의가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