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댓글공작' 김태효 19시간 고강도 조사… "MB와 만난 정황"
'軍 댓글공작' 김태효 19시간 고강도 조사… "MB와 만난 정황"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12.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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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선 혐의 부인… 군 정치관여 의혹 수사 이명박만 남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행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밤샘조사를 받고 6일 새벽 귀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행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밤샘조사를 받고 6일 새벽 귀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공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19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6일 오전 귀가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이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4시 30분까지 김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돌려보냈다.

오전 5시께 귀가한 김 전 비서관은 고강도 조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부터 청와대 참모진에 합류해 2012년까지 대외전략비서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내면서 안보 분야의 실세로 불렸다.

그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사이버사 증원과 관련한 보고 자리에 배석하고 이후 실무회의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 지난 2012년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가 산하 심리전단 요원을 특별 증원하는 과정에서 '우리사람을 뽑으라'는 취지의 이른바 'VIP 지시사항'이 담긴 문건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청와대의 의중을 김 전 비서관이 군 관계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 역시 앞선 검찰 조사에서 김 전 비서관에게 심리전단 활동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전 비서관을 소환한 검찰은 정치 댓글 공작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군에 실제로 전달했는지, 또 수차례 관련 회의를 열며 대통령 강조 사항을 군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는지 등에 대해 캐물었다.

그러나 김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군의 정치관여 행위에 직접 관여한 바가 없으며 군무원 증원도 북한을 상대로 한 사이버전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이 최근 이 전 대통령을 만난 정황을 포착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과 나눈 문자가 발견됐으며, 일부 측근과의 문자 내용에는 최근 김 전 비서관과 이 전 대통령이 서로 만난 정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두 사람이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고 판단해 만났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검찰의 수사망은 이 전 대통령으로 좁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