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후원금 횡령' 전병헌 前보좌진 구속영장 청구
'롯데홈쇼핑 후원금 횡령' 전병헌 前보좌진 구속영장 청구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11.0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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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업무상 횡령 등 혐의 적용… 전 수석 수사선상 오를지 관심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연합뉴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연합뉴스)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후원한 3억원 중 일부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전직 보좌관들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스포츠협회는 전 수석이 2013년부터 4년가량 회장을 맡았던 단체로 '스타크래프트2'와 같은 프로 게임을 지원하고 각종 게임대회를 주최한 단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8일 전 수석이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던 윤모, 김모씨와 배모씨에 대해 업무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자금세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세 사람 중 윤씨에게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 적용됐다.

이들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7월 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3억 원 가운데 1억1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협회와 용역 회사와의 허위 가장 거래를 통해 자금을 빼돌렸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횡령한 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캐묻는 한편 롯데홈쇼핑이 게임 관련 협회에 거액의 자금을 내놓은 배경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윤씨가 당시 롯데홈쇼핑의 재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던 전 수석의 비서관이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윤씨가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롯데 쪽에 거액을 요구해 전 수석이 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돈을 내게 한 것이 제3자뇌물수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전 수석은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였고, e스포츠협회 회장도 오랜 기간 맡아 관련 업계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가 있었다. 윤씨는 전 수석의 영향력으로 협회 각종 사업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전 수석이 검찰의 직접 수사를 받게 되느냐는 결국 윤씨 등 전 비서관들의 입에 달려 있는 셈이다. 검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전 수석 역시 충분히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해당 의혹과 관련 전 수석은 지난 7일 입장문을 내고 "언론에 보도된 롯데홈쇼핑 건과 관련,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며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번 사건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가의 경영 비리,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공여 사건에 이어 다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검찰의 새로운 수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