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車, 품질·서비스 등 소비자 만족도…수입차에 ‘열세’
국산車, 품질·서비스 등 소비자 만족도…수입차에 ‘열세’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11.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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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인사이트, 지난 7월 10만명 대상 10개 항목 조사
“9개 항목에서 수입차보다 뒤져…수입차 쏠림 현상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산차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수입차와 비교해 모든 부문에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7일 자동차 조사·평가 전문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7월 9만6123명의 자동차 보유자 또는 2년 내 신차 구매 의향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개 평가 항목 가운데 9개에서 국산차의 만족도가 수입차에 열세를 보였다.

우선 새 차 구매 전후 고객 관리 우수성을 평가하는 ‘판매서비스’에서 국산차의 만족률은 53%로 수입차(59%)보다 6% 포인트 낮았다. 만족률은 10점 만점 척도의 체감 만족도 평가에서 8점 이상 점수의 비중을 말한다.

차를 산 소비자가 1년 내 해당 차의 성능·기능·디자인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나타내는 ‘제품’ 부문 만족률에서는 수입차(64%)가 국산차(54%)를 14% 포인트나 웃돌며 월등한 우세를 보였다.

또 구매 1년 내 소비자에게 차를 운행하면서 겪은 결함·고장·문제점을 지적하도록 하고 품질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나타내는 ‘초기품질’ 만족률에서도 수입차(71%)가 국산차(62%)를 9% 포인트 앞섰다.

특히 이 부문에서 수입차와 국산차의 간격은 지난해 4% 포인트에서 올해 9% 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최근 출시한 여러 국산 신차들의 초기품질이 그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뜻이라는 분석이다.

‘품질 스트레스’에서는 국산차, 수입차 소유자의 각 52%, 59% 등이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7% 포인트 정도 차이로 수입차의 스트레스가 더 적었다. 자동차 구매·유지비용(가격·연비·유지비·A/S비용·중고차가격)과 관련한 ‘비용 대비 가치’ 만족률에서도 수입차(37%)는 국산차(26%)보다 11% 포인트나 높았다.

차량 구매 후 3년 내 소비자 대상의 ‘내구품질’ 평가에서는 수입차 소유자의 67%가 만족한 데 비해 국산차 소유자는 절반 이하인 48%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여러 평가 항목 가운데 내구성 관련 수입차와 국산차의 만족률 격차가 19% 포인트로 가장 큰 셈이다. 국산차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내구성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차량의 ‘신뢰성’ 평가에서도 국산차는 수입차(평균 0.89건)의 약 두 배인 평균 1.74건의 문제를 지적받았다. 새 차 구매 후 4~6년 사용자에게 엔진·잡소리·브레이크 등 19개 항목을 제시하고 소유자가 ‘연식을 고려해도 비정상’이라고 느끼는 항목을 모두 체크하도록 한 결과다.

또 이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부식 발생 부위 수’ 조사에서도 국산차(평균 3.94건)는 수입차(평균 1.17건)의 3.4배에 이르렀고 새 차 구매자들에게 ‘해당 제조사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조사한 ‘제작사 만족률’ 역시 국산차 브랜드(37%)가 수입차 브랜드(56%)에 19% 포인트나 뒤졌다.

이는 소비자들이 자동차 품질 뿐 아니라 국산차 브랜드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조사 결과 국산차가 비교 우위인 영역은 거의 없었다”며 “아직 한국은 세계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낮은 나라이지만 이런 열세 상황이 이어지면 수입차 쏠림 현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0개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정비서비스’ 분야에서는 국산차가 수입차와 같은 만족률(67%)을 기록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